▲이은원씨.
박순영
해가 바뀌어도, 단장님이 바뀌어도 무용수들의 매일은 똑같다. 연습하고, 공연하고, 몸 관리하고, 또 연습한다. 몸을 쓰는 일이라 하루만 쉬어도 몸이 안다. <라 바야데르>의 프레스리허설이 끝나고, 짧은 휴식시간을 틈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은원을 만나보았다.
- 오랜만입니다. 이번 작품소개와 배역설명 부탁드려요."안녕하세요.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이은원입니다. 이번 <라 바야데르>에서 감자티와 니키아 역을 맡았구요. <라 바야데르>는 클래식 발레 중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인데요. 3막 '망령들의 춤'에서는 흰색 튀튀를 입은 32명 군무의 아름다운 '발레 블랑'을 볼 수 있습니다. '발레 블랑'이란 흰색 튀튀를 입고 서정적인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발레를 말하는데요. <지젤>이 그 대표적 예죠."
- 이번 작품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이라면?"1, 2막은 인도풍의 볼거리와 주역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을 볼 수 있고요. 1막은 특히 감자티와 니키아의 팽팽한 경쟁구도, 2막은 황금신상이 온몸에 금색칠을 한 부분이 볼거리예요. 여러 주역 무용수마다 표현하는 방식이나 드라마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점들 눈여겨보면 재밌을 겁니다. 3막 망령들의 춤의 32명 군무의 '발레블랑'은 당연히 하이라이트죠."
- 니키아와 감자티 두 역할을 동시에 맡으셨죠? 본인에게 어떤 캐릭터가 더 맞는지."니키아는 인도의 무희로서 순결하고 고귀한 여성이고요. 감자티 역시 우아하지만 강인하고 절대로 지지 않는 여성입니다. 니키아를 출 때 더 마음이 편해요. 감자티는 테크닉적인 면도 강해서 힘든 면도 있는데, 제가 감자티를 할 때는 니키아 역이 발레 대선배이신 김지영 언니잖아요. 솔직히 더 많이 긴장이 되죠. 그래서 저 혼자 니키아 할 때가 좀 더 편한 거 같아요. 너무 솔직했나?(웃음)
- 발레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호두까기 인형을 국립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이 하는 것을 어릴 때 봤는데요. 제 또래의 친구들이 예쁜 옷을 입고 아름다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완전히 반했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 발레하다가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나요?"사람이니까 다 좋을 순 없잖아요. 마음 안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라 밖으로 표출하는 성격이라 한번 잠자고 나면 다 잊어버려요. 또 스트레칭이나 요가동작, 마사지로 근육이나 몸에 무리가지 않도록 컨디션 관리도 하고요."
- 본인이 맡았던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의 배역은?"작년에 롤랑프티의 밤을 했어요. 그때 했던 <아를르의 여인> 비베트 역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프레데릭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같은 여인이잖아요. 클래식 발레와는 또다른 롤랑프티만의 모던 발레가 배울게 많고 그래서 그 여운이 아직까지 남는거 같아요."
- 2014년의 계획은? "제가 스스로 책임질 나이가 됐잖나요(이은원 1991년생). 올해 국립에서 주어지는 역할 잘 맡으면서 무용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몸 관리, 몸 다치지 않게 잘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늘 그렇지만, 목표라면 목표일까요?(웃음)"
잠시의 휴식을 빼앗은 것은 아닌지. 인터뷰는 또 그다음 연습일정으로 아주 짧게 마무리되었다. 분명히 그녀에게 물어볼 말이 많았을텐데, 아쉽다. 다음에는 더욱 인간적인, 진솔한 이은원씨의 면모를 밝혀내야지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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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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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단장 국립발레단 첫 작품 성공적인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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