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KEC가 148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하자 금속노조 KEC지회가 강력히 반발해 지난 17일 회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벌였다.
배태선
[기사 수정 : 19일 오전 11시 38분]구미의 반도체공장인 (주)KEC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2013년 총액 인건비 대비 30% 임금 삭감을 요구한 데 이어 지난 17일 148명의 노동자에게 해고통지서를 보내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복수노조인 금속노조 KEC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5일 KEC 기업노조와 '경영위기 극복방안 협의'가 결렬되자 고용노동부 구미지청에 정리해고를 신고한 후 곧바로 해고통보서를 노동자들에게 발송했다.
회사는 해고 예고 통지서를 통해 "긴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이며 해고일은 4월 17일"이라며 "KEC노동조합과 근로조건 하향조정에 대해 협의 중이며 동의 여부에 따라 해고가 시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KEC지회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012년 75명을 정리해고 했다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라는 판정을 받아 복직시킨 회사가 상여금 300%를 삭감하면서 향후 3년간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또다시 정리해고에 나섰다는 것이다.
KEC지회는 "회사는 2012년에도 임금 100억 삭감과 229명 인원정리 중 택일하라고 강요했다"며 "올해에도 총액인건비 대비 30% 삭감을 강요하다 결국 148명 정리해고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 이후 KEC는 구조고도화를 통해 공장부지를 상업용으로 용도변경할 욕심에만 눈이 멀어있다"며 "우리의 노동은 쓰다 버리는 일회용이 아니다, 회계조작과 탈세, 노조탄압으로 공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악질경영 주범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KEC지회는 17일 중식 선전전과 집회를 하고 임금삭감과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해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는 "일자리에 대한 위협은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저지르는 가장 잔인한 고문"이라며 즉각 정리해고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경영상 위기 극복을 위한 인건비성 비용 절감 및 근로조건 하향에 대해 근로자 과반수 대표인 KEC노동조합과 협의중"이라며 "노사 간 대화를 통해 경영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5년간 연속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그 규모가 1500억 원으로 시장상황의 악화, 원가 경쟁력 상실 등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KEC는 지난해에 2597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74억 원이고 당기순손실은 280억 원을 기록했다.
KEC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200억 원 이상의 경영개선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부가가치 제품라인 축소, 계열사 통폐합, 유휴자산 매각, 제품 원가혁신 등을 통해 100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100억 원은 KEC 전체 임직원과의 협의를 통하여 조직 슬림화와 인건비 축소를 포함한 자구책을 통해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명덕 KEC 상무는 "이미 해외법인을 폐쇄하고 매각을 추진중인 상태"라며 "임원 및 관리자도 20% 이상 축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자가 과반 이상인 KEC 노조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정리해고를 최소화 하고 모두가 같이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동자가 과반을 차지하는 KEC기업노조는 "KEC에 위기가 있다면 사측의 경영실패 때문"이라며 "노동자의 생존권을 담보로 막장까지 가는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영위기 극복 및 고용안정 협정서'를 2012년 8월, 2013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체결하였다"며 "(정리해고는) 노사합의서에 명시된 사원의 생존권과 노-사의 신뢰와 약속을 한순간에 파기하는 것이므로 노-사 간의 합의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준수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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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C 또 정리해고? 148명 해고 통보에 노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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