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ence of solidification series, 80x60cm, Oil on Canvas, 1012
이안수
시에창용(谢常勇 Xie Changyong)은 중국 쓰촨성 러산시(乐山市청두에서 남쪽 120km)에서 온 작가입니다. 이 작가는 현재 여러 경매시장에서 작품이 팔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헤이리의 갤러리이레는 개관 5주년 기획전으로 시에창용 작가를 초대했습니다. 시에창용작가의 '응고'시리즈는 현대인의 다양한 초상을 마치 조각상의 모습으로 표현한 유화작품입니다.
인간은 신화속 인물이나 유명한 인물들을 조각으로 보존한다는 것에 착안해 작가는 대상을 오래된 조각의 모습으로 묘사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속 인물들은 고대의 인물이 아니라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이웃의 모습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을 유명한 조각상처럼 표현한 그의 작품속에는 동시대를 지배하는 여러 심리적 상황들이 담긴다.
갤러기이레의 민숙현 관장은 말합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불멸의 소망을 가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일 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도리어 불멸성에 신앙처럼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니 루드비히 포이에르바하 (Ludwig Feuerbach)는 이렇게 묘사하지 않겠는가. '신에 대한 믿음처럼 불멸성에 대한 믿음은 인간의 보편적인 믿음이다'라고……. 죽음이 비록 감각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중단시킬 수는 있지만, 정신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중단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서 죽음이 존재방식을 변화시킬 뿐 불멸의 믿음으로 기억 속에 영원히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그 믿음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남기기를 원했고 진시황제는 실제로 그 믿음을 지하에 구현했습니다. 시에창용의 작품은 삶의 영원성에 대한 또 다른 변주라고 볼 수 있지요."화산재에 덮여 '현재'가 고스란히 화석화된 것처럼 '응고'시리즈는 후대에 발굴된 나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에창용은 많은 중국작가들 중에서 갤러리이레의 개관 5주년 기획전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는 중국의 여러 동료작가와 지인들을 대동하고 오픈식에 참석했습니다. 그의 해외개인전은 처음입니다.
▲갤러리는 작가와 함께 온 중국인들로 붐볐다.
이안수
그는 작가에세이에서 이렇게 자신의 예술적 태도를 밝혔습니다.
"미(美)의 생명은 일종의 신앙으로 승화될 때 영원할 수 있고 사람들로부터 잊히지 않게 되며 그 목적의 실현은 반드시 진심을 토대로 해야 한다. 진심은 예술생명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오직 진실하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예술적 언어만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며 이러한 언어가 아무리 유치하고 미숙하더라도 그 특유의 내적인 힘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 화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소재가 아니라 감각적 메커니즘이며 느끼는 현상이 아니라 이런 현상을 느끼는 방식이다."모든 예술은 우리의 삶이 바탕이고 그 삶은 반드시 진심을 토대로 해야 하니 그의 주장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 시대 당연해야할 것이 당연하지 않으니 그는 이렇게 목청을 높일 수밖에 없으리라.
러산가주갤러리의 큐레이터 쉬안핑은 시에창용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모든 예술가들은 본질적으로 모두 열광적인 실험자이며 또한 이성적인 파괴자이다. 시에창용도 예외가 아니다. 그의 청동 시리즈 인물은 허무와 무기력, 황당함과 의심, 공포와 의문, 아련함 등 '예술적 진실'로 충만 되어 있다. 현재 중국사회는 인간의 이단화가 극에 달해있다. 방향이 없고, 근원이 없고, 동력이 없으며 의지할 곳이 없다. 소설가, 극작가, 영화인들은 못본체 외면하고 있지만 유독 화가와 시인만이 용감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용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에창용은 현대인의 일상의 순간들을 '응고'시켜 청동의 질감으로 표현한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시간의 심판을 기억하라고 경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갤러리이레 개관 5주년 기획전 시에창용 개인전
|
개관 5주년을 맞은 갤러리이레는 지금까지 총 100여회의 전시를 열었습니다.
갤러리이레는 2009년 3월, 헤이리에 개관한 이래 지난 5년간, 4계절 중단 없이 전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갤러리이레의 이런 노력으로 화단의 원로와 중견은 물론 많은 신진작가들에게도 큰 의욕을 불사르게 하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특히 공모전을 통해 신인을 발굴, 젊은 작가들에게 파격적인 기회를 줌으로서 한국 미술의 발전에 공헌해왔습니다. 관객들에게는 언제나 문이 열러있어 발길 돌리는 일이 없는 고마운 갤러리입니다.
-기간 | 2014. 3. 22(토) ~ 4. 22(화)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48-12 -전화 | 031-941-4115 -WEB | http://www.galleryjireh.com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