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중국발' 이유로 국내 대책마련 소홀"

유럽발도 주목해야... 서울시 초미세먼지 토론회서 지적

등록 2014.03.25 13:03수정 2014.03.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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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은 전국에 봄비가 그친 후 올 봄 첫 황사가 한반도를 찾아와 전국에 영향을 줬다. 서울, 경기, 강원, 충북, 경북 등 곳곳에 황사가 나타났으며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졌다.

특히 이날 강원도 일부지역은 삼척이 한때 355㎍/㎥까지 오르는 등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급상승 했다. 이외에도 영월 266, 속초 243, 대관령 232㎍/㎥ 등으로 보통(31~80㎍/㎥)에 비해 3~5배 수준을 보였다.

최근 황사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대기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환경 관련 전문가들이 초미세먼지 배출원 확인 및 관리대책, 서울시 외부유입 영향을 고려한 협력방안 도출 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모였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서울시 주최로 '서울시 초미세먼지 및 황사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란 주제의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먼서 이창현 서울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서울 시정거리 악화요인인 동시에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미세먼지(PM-10) 저감을 위해 서울시는 경유자동차 저공해화 정책, CNG 버스 도입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2001년 71㎍/㎥수준에서 2012년 41㎍/㎥으로 낮추는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또한 서울시는 2024년까지 환경기준인 25㎍/㎥보다 훨씬 강화된 18㎍/㎥ 달성을 검토 중"이라며 "이에 따라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실질적 대응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정아

다음으로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올해 1분기는 중국 등 동북아에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로 수차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대기질에 관한 언론과 시민의 관심이 유래 없이 높았던 것 같다. 특히 지난 겨울동안 내몽골 및 중국 북동지역이 건조해 예년보다 더 강한 황사가 예측되고 있다"며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과 동시에 이것이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모색해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초미세먼지와 황사, 그로 인한 시민건강 보호 등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들이 나와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초미세먼지 대응 늦어…확실성·책임감 높여야"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김운수 선임연구위원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김운수 선임연구위원 신정아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김운수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초미세먼지 관리 정책동향과 국내 적용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위원은 "최근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증가에 대응해 국민건강 보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체에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초미세먼지도 계획보다 앞당겨 예보하며 사업장 대상 수도권 대기오염 총량관리 확대, 경유자동차 배출허용기준 강화, 저공해자동차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울시 역시 지난 1월 28일 중국 베이징 등 주요도시와 대기질 개선 협력을 강화하고 공해차량 운행 제한지역 대상 단속 및 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기질 개선 종합 대책 등을 수립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초미세먼지 대응 정책의 잣대인 국가 환경기준(연평균 25㎍/㎥)은 내년에 신설될 전망이다. 선진 국가와 비교했을 때 출발이 매우 늦은 셈"이라며 "향후 초미세먼지 환경기준 달성의 기본조건인 배출원 확인 및 인벤토리 구축, 측정 모니터링, 확산모델링, 인체건강 위해성 조사, 저감대책 수립 등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초미세먼지 대응 종합대책의 신속한 수립과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해외 선진사례에서 원용 가능한 시사점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은 이미 초미세먼지의 건강 위해성에 착안해 우리보다 한발 앞서있다"며 "이러한 사례들을 참고한다면 시행착오로 인한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 선진사례에서는 인체건강 위해도 실증분석, 초미세먼지 측정 및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시급성에 대응하고, 배출원 확인 및 배출량 정보체계를 마련해 발생원 기여도 분석과정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있다. 또한 제도 적용의 실효성 증대 및 이행규제와 지원을 통해 책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유의해 우리도 초미세먼지 관리의 시급성·불확실성·책임성의 상호 균형을 맞춰 국내의 늦은 초미세먼지 대응 과정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보제 확대·측정망 정비 통해 예보 정확성 높일 것"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장임석 연구관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장임석 연구관 신정아

다음으로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장임석 연구관이 '수도권 고농도 초미세먼지 모니터링 예·경보 운영 현황과 개선과제'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장 연구관은 "현재 초미세먼지의 환경기준 달성 여부를 판정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생산하기 위해 PM2.5 농도 측정망을 구축하고 있다. 수도권에 9개, 비수도권에 27개 등 총 36개 측정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지난해 말까지 30개소가 설치돼 운영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전국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내년 시행 예정인 환경기준(연평균 25㎍/㎥)에는 아직 대부분지역이 초과되고 있다"며 "작년에 예외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추세로 돌아섰지만 이것은 해마다 있는 변동 상황이므로 배출량 측면만 보고 따졌을 때는 감소추세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측정자료를 토대로 한 배출원은 2차 황산염 및 질산염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석탄연소, 생체소각, 비산먼지 등 다수의 오염원이 비슷한 비중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어느 하나의 단일 배출원이 압도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는 국내 영향이 주가 되는 경우, 국내외 영향이 혼합되는 경우로 나눠졌다. 이에 대해 장 연구관은 "국내외 영향이 혼합되는 경우는 중국의 영향이 다수인 경우와 중국과 북한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기여하는 경우로 다시 나뉜다"며 "이렇듯 자체적 요인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상당한 배출원이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 연구관은 국내 미세먼지 예보에 오보가 빈번함을 지적했다. "작년 8월 말부터 현재까지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행한 결과 전체적인 정확도는 70% 수준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값이 '좋음'과 '보통' 등급의 경계에 위치하는 경우에 오보가 빈번했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장 연구관은 초미세먼지 모니터링 예·경보 개선과제에 대해 "우선 경보제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주의보·경보 기준 마련을 위해 그간 다양한 분석이 수행됐다. 등가 위해성 평가, 통계 분석, 백분위 분석 등이 이뤄졌으며 향후 최종적으로 백분위 분석에 기초해 24시간 이동·시간 평균이 경보제에 도입될 예정"이라며 "아직 경험이 부족해 수치모델에만 의지하고 있으나 앞으로 대기오염측정망 운영자 워크숍 개최 등을 통한 다양한 정비안 마련으로 정확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 기자·김용표 이화여대 환경식품공학부 교수·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최영수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기후대기과장·박용신 환경정의협동 사무처장·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왼쪽부터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 기자·김용표 이화여대 환경식품공학부 교수·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최영수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기후대기과장·박용신 환경정의협동 사무처장·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신정아

이어 패널토의가 이어졌다. 먼저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장영기 교수는 "중국발 스모그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면서 시민들이 '중국 영향 때문에 미세먼지가 발생하니까 우리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인식이 퍼진 것 같다. 중국 영향을 받는 건 맞지만, 우리의 배출량도 고농도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 영향이 크다고만 생각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이 더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장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기상요건도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변동 폭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배출농도 저감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초미세먼지 안에 있는 다양한 위해성분들이 시민 건강에 얼마나 위해한지를 알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환경식품공학부 김용표 교수는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먼지 중 작은 양이긴 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게 유럽발이다. 그런데 중국발이라고만 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며 "중국발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노력해서 줄일 수 있는 것인데도 안하려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스모그가 중국은 어느 정도, 우리나라에선 어느 정도라는 것을 지역별로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신정아(jungah63@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미세먼지 #서울시 #공개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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