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중학교, '처벌 감수' 서약서 논란

'학생 신분에 어긋난 행위하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 "인권 침해다"

등록 2014.03.25 16:33수정 2014.03.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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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울산 남구 H중학교가 학생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보낸 서약서. "학생신분에 어긋난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음"이라고 하고 기명 날인토록 하고 있다

울산 남구 H중학교가 학생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보낸 서약서. "학생신분에 어긋난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음"이라고 하고 기명 날인토록 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지역 일부 중학교들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처벌 감수' 서약서를 사실상 강요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학생 신분에 어긋나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인데 학생과 학부모가 서명을 해 학교에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이같은 서약서 제출 요구에 대해 상당수 학부모들이 불쾌함을 느끼며 시대착오적인 교육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어떠한 처벌 감수' 서약서, 학생과 학부모 기명 날인해 학교 제출

현재까지 학생 학부모 서약서를 제출받은 학교는 확인된 곳만 울산 남구 H중학교와 동구  H중학교다. 교원단체는 서약서를 제출받은 학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학교는 지난 3월 3일 입학식을 가진 이후 학생을 통해 학부모에게 서약서를 보내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기명 날인하도록 했다.

서약서는 "저는 앞으로 학교생활에 더욱 충실하고 학생신분을 지킬 것은 물론 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굳게 약속하며 학생신분에 어긋난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음을 보호자와 함께 다짐하며 이에 서약서를 제출합니다"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남구 H중학교 한 학부모는 "만일 학생의 행위가 어긋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를 하면 되는 것인데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서약하라는 것은 지나친 겁주기"라며 "어처구니 없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대다수 학부모들이 이 서약서를 받고 불쾌했지만 제출하지 않으면 자녀에게 불이익이 올까 염려돼 대부분 서약서에 서명하고 학교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서약서 논란에 대해 교원단체도 문제를 삼을 태세다. 전교조 울산지부 권정오 지부장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에게까지 서약서 작성을 요구한 것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며 "진상을 파악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 중학교 서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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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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