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의 연도별 단체보험 가입비용.
국민건강보험공단
25일 건보공단 홈페이지의 '공고/입찰' 게시판을 보면, 이들은 단체 실손형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외부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입찰 공고문을 2012년 2월 22일 게시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은 재해·질병사망과 더불어 암과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중증질환을 보장내역에 새롭게 포함했다. 최초로 암 진단을 받았을 때나 급성심근경색·뇌졸중에 걸렸을 경우 1인당 1000만 원까지 보장하는 내용이다.
중증질환은 국민건강보험도 보장한다. 건보공단은 2009~2011년에도 민간보험에 단체 가입했지만 중증질환은 보장내역에 넣지 않았다. 이들이 암·뇌졸중 등을 보장 특약으로 포함한 2012년 민간 보험회사에 낸 보험료는 총 11억9346만 원이다. 전년(5억3489만 원)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2013년과 올해에도 중증질환을 보장 특약에 포함시켰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보장한도를 1인당 2배씩 늘려 보험료 예산액을 26억3182억 원으로 책정했다. 올해도 보험료 예산을 전년 대비 약 7억 가까이 증액해 재해후유장해 등을 새롭게 보장내역에 추가했다.
건강보험 보장률 62.5%인데... "임직원 단체보험 보장률은 90% 넘어"
이러한 사실을 접한 전문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건보공단 직원들이 민간 의료보험에 단체로 가입한 자체가 '국가 건강보험으로는 의료비 보장이 제대로 안 된다'는 외부의 불만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의료팀장은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건보공단이 보험료 예산을 늘리면서까지 민간 단체보험 보장내역을 확대한 것은 현재 건강보험으로는 의료비 보장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낮은 보장률 문제 등을 해결해 건강보험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 건보공단이 도리어 민간보험 가입을 독려하는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김 팀장은 "이들이 가입한 중증질환 실손형 의료보험 보장률은 90%를 넘는 수준으로, 일반 국민들의 건강보험 보장률보다 훨씬 높다"면서 "국민들이 건강보험의 취약한 보장성 문제로 곤혹을 치를 동안, 본인들은 민간보험의 힘에 기대는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2012년 전체 의료비 가운데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비율인 '건강보험 보장률'은 62.5%로 최근 7년(2006~2012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은 같은해 기준 77.8%다.
김 팀장은 "공보험을 운영하는 핵심 기관의 직원들이 국민들이 낸 보험료를 가지고 민간보험에 단체 가입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가뜩이나 건강보험 재정 문제로 시끄러운데, 그럴 돈으로 건강보험 보장률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 "1인당 보험료·보장수준은 다른 공공기관보다 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