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온 장사치 아주머니
오문수
장사치들의 배가 사라지자 이윽고 그림 같은 모습을 한 섬들이 나타났다. 반달 모습의 섬들과 침식으로 단단한 부분만 남아 송이버섯처럼 생긴 섬에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들이 깎아지른 바위 사이에 붙어있다. 어떤 섬에는 침식작용으로 100여 미터의 직벽을 이룬 채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모습의 바위들이 아슬아슬하다.
아름다운 섬들을 돌고 도는 사이에 유람선은 어느덧 수상촌 마을에 다다랐다. 한 채 값이 150만~200만 원쯤 한다는 '수상촌' 마을에 있는 집들은 사방 5미터쯤 되는 널빤지 위에 살림집을 지었다. 몇 집에는 개를 키우고 있어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저 개들은 몇 발짝이나 뛰어다닐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났다.
주민들은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저녁 7시 이후에야 육지에 상륙해 잡은 고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대부분이 허름한 집이지만 그래도 깨끗한 두 채는 학교와 행정사무를 보는 곳이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하롱베이 수상촌에 사는 주민은 3천여 명이며 두 곳의 학교에 8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고 한다.
수상촌에 도착한 일행은 4~5명이 한 조가 되어 대나무 배로 옮겨 타고 수상촌 주민이 노젓는 배를 타고 마을과 동굴을 구경했다. 대나무 배라고 해서 걱정했지만 커다란 광주리처럼 생긴 대나무 배는 대나무 사이에 콜타르를 칠해 물이 새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놔 안심이 됐다.
학교 근방으로 배가 지나가자 조그만 의자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보인다. 일행 중에는 엄마와 함께 체험학습여행에 나선 차수현(초등 5년)학생이 있어 학교를 본 소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