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최근 이정희 대표가 천안함 사건에 조의를 표명할 것을 북한에 제안한 것과 관련해, 정당해산 심판을 비켜가기 위한 전술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반박했다.
이희훈
- 진보당 정당지지율은 2~3%가량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양당 구도로 가는 상황에서 진보당 후보의 출마는 오히려 새누리당에 도움이 될 거라는 지적이 있다."그런 지적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현재 통합진보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진보당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부터 진보민주개혁세력이 총단결 해 수구보수세력과 맞서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것이 야권연대를 한 이유다.
그 길을 한 번도 흔들림 없이 걸어왔다. 반대로 흔들린 것은 민주당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진보당과 선긋기에 급급하다. 종북몰이는 이제 정권에 반하는 모든 세력에게 덧씌워진다. 정권이 야권연대를 파기하기 위해서 내란음모 조작과 종북몰이를 하는데, 그것에 함께 맞서 싸우지 않고 있다. 그것이 오히려 새누리당을 도와주는 행위 아닌가?"
- 정 후보 역시 지난 대선 당시 이정희 후보처럼 막판에 후보 사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박근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야권이 총단결 해야 한다. 문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너무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통합문제에 매몰되면서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건을 비롯해 중요 현안을 다 놓치고 있다. 남재준 원장을 그대로 두고 지방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권을 견제할 야성도 보이지 않고 노동자와 서민의 목소리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 앞에 진보당의 후보가 일방적으로 사퇴할 수는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된다면 (선거) 끝까지 간다."
- 정의당은 박원순, 김상곤 등 진보적 단체장 후보들과의 협력이 가능하다며 서울과 경기도에 무공천을 선언했다. 어떻게 평가하나?"정당의 기본은 후보를 내는 거다. 정의당은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통합됐다. 양측의 통합으로 야권이 재편되는 것에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나?"통합은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가 불통과 독주를 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합쳐야 한다는 민심이 있었다. 그러나 통합만으로는 민심에 부합하지 못한다. 강력한 야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새정치'도 '민주'도 모두 흔들리고 '연합'만 남은 게 아닌가?
정당민주주의를 해치는 무공천은 새정치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도 소홀해졌다. 친노배제론과 같은 이야기도 들린다. 그나마 남은 연합도 위태로운 상태인 거다. 그 상태로 박근혜 정권과 제대로 맞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보정당은 보수정당과 어차피 다른 길을 가기 때문에 야권재편에 배제돼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점점 새누리당과 가까워지기 때문에 차별성이 사라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과 가지는 간극이 샛강 수준이라면 진보당과의 간극은 한강 수준이다. 그게 과연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진보정당들이 분열돼 있으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못하고 진보적 의제를 확산시키지 못한 면이 있는데, (야권통합을 보며) 반성과 성찰을 통해 다시 연대의 새로운 계기로 삼아야 한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토목개발 외에는 생각이 없다"- 진보진영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한 평가가 좋다. 정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또 박 시장 대신 자신이 시정을 이끌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박 시장의 공약 이행률이 상당히 높다. 또 자신의 당선 배경이었던 무상급식과 보편적복지의 확대 요구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역시 좋은 성과다. 서울의 전월세 문제가 심각한데 임대주택 8만 호 보급과 추가 보급계획을 제시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좀 더 전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북구와 노원구에서 시행한 생활임금제도를 서울시 차원으로 확대해 선진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 뉴타운 재개발 문제도 출구전략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서울시가 민간 위탁한 사업분야 역시 공공성 강화 측면에서 직접 운영에 나섰어야 한다. 또 현재 준공영제로 운행 중인 버스사업을 완전공영제로 전환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이런 부분이 박 시장이 할 수 있었음에도 시행하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를 진전시키는 일을 저와 통합진보당이 맡아서 해보겠다는 것이다."
-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가운데 한 명으로 유력해지고 있다. 두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나?"서울시장 후보로 나오는 분들이 시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해야지, 대통령의 마음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결국 시민의 마음이 아닌 '박심'을 실현하기 위해 출마하는 거 아닌가. 그런 논란이 일고 있다는 자체가 민주주의 후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의사를 묻고 그것으로 판단하려는 자세가 없다. 새누리당 후보들에게는 서울시정을 맡을 자격이 없는 거다.
정몽준 의원의 경우 용산재개발을 다시 논하는데, 제2의 용산참사를 낳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말로 진지하게 검토하고 말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김황식 전 총리도 시청과 강남을 10분에 연결하는 노선을 말하는데, 결국 새누리당 후보들은 토건개발사업 외에 다른 생각이 없는 듯하다. 서민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살고 있는지 모르는 거다. 역시 부자들은 서민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에 대한 태도 변화로 봐도 좋다"- 진보당의 의지와 상관없이 종북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정부여당의 '종북몰이'가 예상된다.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김대중 전 대통령은 40년 동안 '빨갱이'라는 말을 들었다. 종편에서는 지금도 아무렇지 않게 김 전 대통령이 남파간첩이었다고 말하는 출연자가 등장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남재준 국정원장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유출시키면서 NLL을 포기한 '종북 대통령'으로 몰렸다. 종북몰이의 본질은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고 비판하는 인사를 색깔론으로 덮어씌우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 계속되는 한 그 피해자는 계속 나올 것이다.
그러한 종북몰이에 야권은 농락당하거나 휘둘리지 말고 함께 싸워야 한다. 종북몰이 양산이 가능한 이유는 남북이 분단체제이기 때문이다. 대치상태에 있기 때문에 객관적 입장조차 북한의 편을 드는 게 아니냐고 공격당하는 것이다.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변화시키는 건 민족사의 중요한 문제다. 야권은 종북몰이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현재의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전진된 노력을 해야 한다."
- 최근 이정희 대표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의 조의를 제안했다. 이것이 통합진보당이 북에 가진 태도 변화라는 의견이 있는데, 후보의 생각은 어떤가?"천안함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대결 속에서도 틈을 찾아야 한다. 또 진보당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과 남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한 단계 전진시키기 위한 진정성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북에 대한 태도가 변화됐다고 느끼는 것도 좋은 일이다. 무엇보다 진정성만큼은 전달되길 바란다. 다만 이를 정당해산심판청구에 대비한 위장전술이라는 공세는 또 다른 색깔론이라고 본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울 시민분들에게 한 말씀 드리고 싶다. 2000년 민주노동당이 창당하고 14년 지났다. 그동안 진보정당은 고난과 고초를 겪어 왔다. 보수 양당구도로 형성된 조건에서 제3의 정당의 역할을 하는 게 녹록지 않았다. 부족한 점도 있어 분열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인이 돼야 하며, 서민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게 민주노동당부터 통합진보당까지 변치 않는 생각이다.
지금 통합진보당은 정부의 강제 해산 시도로 심각한 위기에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 위기기도 하다. 통합진보당을 지켜주시고, 박근혜 정권의 독재 회귀를 막고, 민주주의가 살아나도록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 서울시민들이 지혜롭게 선택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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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개발공약, 제2의 용산참사 낳을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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