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김혜자가 바르던 마요네즈, 그거였지

[브랜드 이야기③] 조미료 냄새 지우고 제2도약...'청정원'

등록 2014.03.28 11:20수정 2014.03.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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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요네즈>의 한 장면
영화 <마요네즈>의 한 장면 씨네2000

머리에 윤기를 준다고 마요네즈를 바르는 철없는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영화 <마요네즈>의 한 장면. 복잡 미묘한 중년 아줌마의 눈빛 너머 익숙한 상표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대상(주)의 식품사업 통합브랜드인 청정원 심벌마크다.

아마도 이 브랜드만큼 한 기업의 운명을 좌우한 '이름'은 드물 것이다. 그 이름, 대상(주)이 도입한 시기 또한 주목할 만 하다.

"미원이 제품별 패밀리 브랜드를 선정했다...(중략)...이번 브랜드 도입으로 향후 미원은 장류, 액체 양념, 식초, 농수산 제품 등 일반 식품군은 신선한 맛의 세계를 상징하는 '청정원'으로, 냉동식품류는 '쿡 앤 조이' 브랜드로 선보이게 됐다." (1996년 5월 9일 매일경제)

그리고 다음 해 우리나라는 IMF란 전무후무한 '날벼락'을 맞게 된다. 그럼에도 대상(주)은 매년 10∼15% 매출 신장을 기록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대부분 언론은 대상(주)이 IMF 한파를 이겨낸 힘으로 이른바 '패밀리 브랜드' 도입을 꼽고 있다. 하나의 브랜드로 개별 제품을 묶어내면서 광고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메이커는 숨기고 브랜드만 강조한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처음의 '선택'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한 신문은 "'미원'을 버리고 '청정원'이란 상표를 채택하자는 제안에 최고 경영진은 막판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40여 년 넘게 사용한 전통에 대한 미련은 그만큼 강렬했던 셈"이라고 전하고 있다.

청정원으로의 변신을 위해 대상(주)이 쓴 돈도 당시로서는 더욱 엄청난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디자인과 포장 변경, 광고 판촉비 등에 500억원 이상 들어갔으며, '식품 100만개 무료 나눠주기', '하나 더 행사' 등 다양한 마케팅에도 거액을 투자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이 결정으로 '조미료 냄새'는 사라졌고, 대상(주)은 종합식품회사로의 제2도약도 성공할 수 있었다. 청정원에는 "신선하고 깨끗한 자연(청)을 정성스럽게(정) 담는다(원)"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내공'도 함께 담겨있는 이름인 셈이다.
#청정원 #미원 #대상 #마요네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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