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노역', 석방되자마자 해외재산 명의 변경

허재호 회장, 벌금추징 회피용 은닉 작업?... 차명계좌 재산은닉 확인

등록 2014.03.28 12:24수정 2014.03.28 14:52
11
원고료로 응원
a  26일 오전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재호 일당 5억 선고는 정의가 실종된 한국 사법부의 사형선고"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항소심 재판부의 재판장을 맡았던 현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26일 오전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재호 일당 5억 선고는 정의가 실종된 한국 사법부의 사형선고"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단체는 항소심 재판부의 재판장을 맡았던 현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 강성관


'일당 5억 원 황제 노역' 논란을 빚은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이 석방되자마자 벌금 추징을 피하기 위해 뉴질랜드에 있는 재산 명의를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질랜드 정부 사이트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은 석방 다음 날인 지난 27일(현지시각) 대주그룹 계열사인 KCN 엔터테인먼트의 아들 소유 지분 46%를 제3자인 정아무개씨에게 양도했다. 양도된 지분은 허 전 회장이 아들에게 모두 물려준 것으로, 뉴질랜드와 한국 검찰의 재산 추적을 피하기 위해 급히 주주를 변경했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최근 허 전 회장의 국내외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형 집행정지를 결정했고, 허 전 회장은 '황제노역' 5일 만인 지난 26일 석방됐다. 허 전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회사 16곳을 운영하고 있다.

허 전 회장, 뉴질랜드 재산 제3자에 양도... 재산 은닉 작업인 듯

뉴질랜드 정부 사이트에는 현지 시각으로 27일 낮 12시(한국 시각 27일 오전 8시) KNC 엔터테인먼트의 주식 46%가 이 전 회장의 아들로 알려진 스캇 허씨에서 법인의 새 이사로 선임된 정씨에게 양도된 사실이 기재돼 있다. 스캇 허씨가 갖고 있던 지분 46%는 2012년 8월 허 전 회장으로부터 모두 물려받은 것이다.

허 전 회장 일가가 뉴질랜드 재산 추적을 막기 위해 급히 주주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재산 은닉에 나선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또한 이 회사의 이사직도 재조정된 정황이 확인됐다. 재미저널리스트 안치용씨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의 인척 허숙씨는 이날 KNC엔터테인먼트의 이사에서 사퇴했다. 대신 대주그룹이 320억 원을 투자한 뉴질랜드 주력기업 빅토리아타워개발(이전 대주하우징)의 이사로 선임됐다.


허숙씨는 또 빅토리아타워개발 대주주인 유토피아타워의 이사도 맡게 됐다. 빅토리아타워개발의 지분 76%를 소유하고 있는 유토피아타워는 허 전 회장과 두 번째 부인 황아무개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허재호 전 회장이 뉴질랜드 재산의 가족 지분과 이사직을 재조정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그가 뉴질랜드에 소유하고 있는 재산의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 전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부동산 사업을 활발히 벌여왔다. 그는 대주의 후신으로 세운 KNC 건설을 통해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아파트 건설 사업을 벌이는 한편 오클랜드 도심의 노른자위 땅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뉴질랜드 현지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빌려, "지금까지 드러난 부동산만 해도 수백억대가 되고도 남을 것이라며 오클랜드 도심의 빈 땅은 모두 허 전 회장 소유라고 할 정도로 많은 부동산을 가졌다는 소문이 부동산 업계에 퍼져 있다"고 보도했다.

허 전 회장, 차명계좌로 재산은닉 확인... 실정법 위반 수사 여부 주목

a  '일당 5억원 황제노역' 판결로 논란이 되고 있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뉴질랜드에 있는 가족들의 지분과 이사직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 전 회장의 아들로 알려진 스캇 허씨의 제 3자 지분양도 문서 캡쳐 사진)

'일당 5억원 황제노역' 판결로 논란이 되고 있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뉴질랜드에 있는 가족들의 지분과 이사직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 전 회장의 아들로 알려진 스캇 허씨의 제 3자 지분양도 문서 캡쳐 사진)


한편 허재호 전 회장이 수년 동안 매월 1천만 원의 건물임대료를 차명 계좌를 통해 받아 관리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시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은 자신의 소유인 동구 금남로 동양상호저축은행 빌딩(3층부터 7층까지) 임대료를 매달 1천만 원을 받기로 임차인과 계약을 해 놓고 수년째 차명계좌를 통해 임대료를 받아왔다.

광주시가 압류한 계좌에는 5700만 원이 남아 있었다. 광주시는 체납한 지방세를 받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재산을 추적하고 있다. 동양상호저축은행은 허 전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지만 대주그룹이 분해되면서 소유자가 바뀌었다.

허 전 회장이 차명 계좌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금융실명제 위반, 조세포탈 등 실정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제노역 #허재호 #일당 5억원 #뉴질랜드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