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강원도지사로 유능한 후보 보내라"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108]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록 2014.04.01 16:38수정 2014.04.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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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이영광

"강원도 초보 도지사, 편히 문순c로 불러주시면 감사. 강원도 많이 놀러와 주세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트위터 소개글이다. 최 지사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더불어 활발한 SNS 활동을 하는 단체장으로 유명하다. 특히 최 지사는 더 나아가 지역 상권을 위해 감자와 도루묵, 닭갈비 등 지역 생산물을 SNS을 통해 판매하기도 한다.

최 지사는 지난 1월 일찌감치 재선 도전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에 후보군이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최 지사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 28일 강원도청에서 최 지사를 만나 재선 도전과 통합신당 창당, 그리고 언론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최 지사는 지난 선거와 비교해 "그때는 갑자기 차출되어 출마해서 준비가 덜 되어 조직도 없어 힘들었지만 지금은 여유롭다. 그러나 연이은 선거에서 야당이 패배했기 때문에 정치환경은 더 나빠져서 그때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최 지사는 새누리당의 거물급 후보와 맞붙길 희망했다. 최 지사는 "국회의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분이 오셔서 제가 혹시 낙선하더라도 강원도를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원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최 지사는 보궐선거로 당선된 탓에 임기가 3년 밖에 안 됐다. 지난 3년 평가에 최 지사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1년은 고생하고 2년차는 안정되어 3년차에 와서는 비교적 그래도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실패도 있었지만 얻은 것도 많다, 동계 올림픽과 기업 등의 유치로 강원도는 결정적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지난 26일 창당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서는 "야권이 분열된 채로 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된 것이 큰 다행이다, 다만 국민들로부터 새로운 당의 모습을 확실하게 각인 시키진 못한 것 같기 때문에 정책과 태도를 가지고 콘텐츠를 채우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강원도정, 1년은 고생하고 3년차에 자리잡았다"


- 요즘 닭갈비를 판매하시던데.
"요즘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닭갈비하고 오리가 안 팔리고 있어요. 사람들이 전염될까봐 무서워서 안드시는 거죠. 그래서 여기 닭갈비집과 오리집 매출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저희가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죠. 홍보 부탁드립니다."

- 그 전엔 감자, 도루묵도 트위터에서 판매하셨잖아요, 직접 판매에 나선 계기가 있을 거 같은데.
"제가 트위터 팔로워가 13만 8천 명이에요. 이걸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다 하게 됐죠. 판매가 여러 번 있었는데 제가 도지사 취임 후에 감자, 닭갈비 그리고 'Go East(고 이스트)'라고 해서 동해안으로 놀러가자는 거죠. 폭설 때문에 안 가서 피해가 있거든요. 농수산물이 과잉 생산되거나 폭설 피해가 있는 것을 도에서 적극적으로 알리고 팔아주기 같은 운동을 하고 있죠.

2012년과 2013년엔 도루묵이 대풍을 이뤄서 6만 8천 상자를 팔았고 감자도 1만8700상자를 팔았어요. 지금도 더 많이 팔기 위해 SNS는 물론 대형 유통업체와 MOU(업무협약)를 추진하고 있어요."

- 폭설을 언급하셨는데 현재 복구는 끝났나요?
"직접적인 피해와 간접적인 피해가 있는데 직접적인 피해는 집이나 축사,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것인데 지금도 진행중이에요. 간접 피해는 폭설 때문에 사람들이 가지 않는 거죠. 상업 경기가 위축이 되는 문제가 있는데 그것 역시 완전히 복구는 안되었지만 빠르게 복구되고 있어요."

- 이번에 재선 도전하시죠. 첫 번째 강원지사 출마할 때와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첫 번째 출마할 때는 갑자기 차출돼서 준비가 덜 되었어요. 조직도 없어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여유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강원도가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해서 정치환경은 그때보다 훨씬 나빠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때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되어 3년인데 지난 3년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처음 1년은 고생하고 2년차는 안정되어 3년차에 와서는 그래도 자리를 잡은 느낌입니다. 강원도가 지역은 넓고 인구는 적어서 지역 발전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소외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도민들과 나름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어요. 실패도 있었지만 얻은 것도 많고 동계 올림픽과 기업 등의 유치로 강원도는 결정적 시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 지난 선거에서 "진보의 유능함을 보여주겠다"고 하셨는데 3년이 지난 지금 만족하십니까?
"우리나라의 진보는 저항을 하면서 커왔기 때문에 저항의 습성이 몸에 배어 있어요. 그러니까 반대를 통해서 정치와 행정을 하는 것이 체질화되어 있죠. 그런 것들이 거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실제 진보는 널리 포용하는 거예요. 다양성을 포용해서 보수도 포용하고 동성애도 포용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 진보는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크다 보니 저항만이 체질화 되었어요. 하지만 포용력과 다양성 속에서 경제가 활성화되어 살아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해요. 그런 노력을 한다고 했는데 큰 성공인지는 모르지만 실패를 하진 않은 것 같아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 복지투자를 늘려가서 탄탄하고 촘한 복지실현에 주력하고 있어요. 지난해 복지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고 올해엔 15.5%를 증액 시켰고 3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효도10종시책, 다문화가정 안정, 진폐의증환자 지원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친했어요. 이외에도 이외에도 도립대 무상등록금, 무상급식,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요."

- 강원도가 국회의원이나 지방 의회, 또 기초단체장 대부분이 새누리당이라 도정을 이끄는 데에 어려움도 있을 듯합니다.

"어려움이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결정적으로 일하는 데에 걸림돌이 된 건 아니에요. 설득과 대화가 있고 양보와 타협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는 것뿐이지 걸림돌은 아닌 것 같아요. 정치의 기술을 더 발휘해야 하는 요인이 되긴 하죠."

- 골프장 건설 문제로 곤욕을 치르셨어요. 얼마 전 취소하신 것으로 아는데 선거를 의식한 건 아닌가요?
"그건 아니고 골프장 민원이 8개가 있었는데 지난 3년 동안 해결해 오는 과정이었고 거의 해결되었어요. 물론 저희가 재판으로 가서 패소한 것도 있고 저희 뜻대로 된 것도 있어요. 좋은 쪽으로 해결책이 마련되고 있어요."

"철원공단 안 돼 아쉬움... 새누리당, 유능한 후보 보내라"

- 가장 지키고 싶은 공약으로 남북평화공단을 꼽으신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못 지키셨죠.
"철원에 남북평화공단을 세우고 싶은데 이것은 '남쪽에 있는 개성공단'이죠. 하지만 철원공단은 개성공단과 달리 북한의 근로자들이 남쪽으로 출퇴근하는 방식이에요. 이걸 꼭 하고 싶은데 남북관계가 좋지 않아서 안 되고 있죠."

-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보세요?
"우선 큰 틀은, 통일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하고 정책 방향을 그쪽으로 잡는 것은 잘하는 것 같아요. 다만, 그걸 구체화 시켜서 실질적인 개선 문제에 들어가서는 진행되는 게 없어요. 금강산 관광이나 이산가족 문제를 빠르게 진행시켜야 하는데 늦어서 답답하죠. 좀 더 적극적으로 큰 틀의 방향과 실직적인 진행 상황이 맞물리면 좋겠는데 잘 되는 것 같진 않아요."

-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표현했는데 이를 두고 통일을 너무 '로또'처럼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던데.
"그건 문제죠. 그러나 표현이 통속적이긴 하지만 통일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이나 거부감 같은 것을 보수진영에서 먼저 깨고 나갔다는 것에 대해서는 민족 전체를 놓고 보면 다행인것 같아요. 다만, 남북간의 평화가 같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죠."

- 진보적 정책인 경제 민주화나 복지, 통일 문제 등을 박근혜 정부에게 빼앗기는 것은 야당의 전략 문제 아닌가요?
"그렇죠. 그것은 원래 야당과 진보진영의 의제인데 보수 진영에서 가져간 거죠. 저희로는 빼앗겼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큰 틀에서 우리 사회에 이슈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라 보죠. 다만, 저희가 좀더 분발하고 국민들에게 호소해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면 좋겠어요."

-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한 것은 어떻게 보세요?
"'우선 야권이 분열된 채로 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된 것이 큰 다행이죠. 다만, 아직까지 국민들로부터 새로운 당의 모습을 확실하게 각인 시키진 못한 것 같아요. 지금부터 정책과 태도를 가지고 콘텐츠를 채우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 현역 후보와 붙고 싶다고 하셨어요. 거물급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요. 그만큼 자신있다는 표현일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선거란게 낙선할 수도 있잖아요. 낙선하도 거물급하고 붙어야 자존심을 세우기 때문에 그러는 것으로 생각 할 수도 있는데. 너무 짓궂은 질문인가요?(웃음)
"선거를 센 사람하고 붙고 싶다기 보다도 유능한 사람이 와서, 제가 혹시 낙선하더라도 강원도를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국회의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분이 오시라는 거죠."

- 재선에 성공하시면 동계 올림픽을 치러야 하잖아요, 올림픽 준비 상황은 어떤가요?
"경기장 설계가 끝나서 상반기면 착공에 들어가요. 그래서 2017년 완공할 예정이죠."

- 동계 올림픽은 끝난 후 관리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돈을 많이 투자 안하려고 해요. 경기장도 크게 짓고 할 필요 없이 처음부터 규모에 맞게 설계를 하고 있어요."

"MBC 사장 시절, 노 대통령과 통화 한번도 안 했다"

- 언론 문제를 안 여쭈면 서운하실 것 같아요(웃음). 현재의 언론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핑계 같지만 강원도에 있어서 언론상황을 잘 몰라요. 해직기자가 YTN의 경우 6년째 될 거 같은데 빨리 해결돼야 해요. 언론은 언론인들이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쓸 수 있도록 자유를 보장해야 돼요. 특히 정치권력이 언론에 개입하면 안 되고 방송사 사장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언론인들의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존재목적이죠."

- MBC 사장 출신이시잖아요. 지난 달 안광한사장이 취임했고 김재철 체제 사람들이 다시 요직에 차지하는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마찬가지인데 방송사 사장은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존재의 이유이기 때문에 MBC도 해직기자를 빨리 복직시키길 바라고 안 사장이 잘 해주시길 바랍니다."

- MBC 사장 재직시 어땠나요? 아무리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언론자유를 보장했어도 자기 비판은 듣기 싫어 했을 것 같은데.
"물론 싫었겠죠. 그러나 노 대통령은 방송사 사장들에 대해서 일체 간섭이 없었어요. 그전엔 방송사 사장은 언제나 대통령과 통화로 의견 조율하는 그런 자리였죠. 그런데 저는 노 대통령하고 현안에 대해 통화를 한 번도 안했어요. 노 대통령이 안하신 거죠.

그렇다고 정치적 압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여야 할것 없이 정치적 압력은 들어오죠. 하지만 그걸 밑으로 전달하면 안 되고 중립을 지키는 게 사장이 할 일이죠. 정치 권력의 언론에 대한 태도도 중요하고 사장의 정치 권력에 대한 태도도 중요해요. 두 개가 맞아야 해요."

- 최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인 2009년 미디어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싸웠어요. 그러나 통과되어 2011년 말에 종합편성 채널이 방송을 시작했고 지난주엔 재승인까지 받았는데.
"언론사들이 전부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거기에 채널 4개를 한꺼번에 허가해서 우리나라 방송사 전체를 붕괴 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고 지금 진행중이죠. 지금이라도 숫자를 줄여야 해요. 하지만 정치권에서 강제로 하면 안 되고 방통위라든지 이런 데서 조정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종편 출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어요. 노종면 기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염치란 것이 있냐? 종편 출연하려면 2009년 미디어법 반대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고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던데.
"현실이 되었고 워낙 종편이 정치인을 많이 다루니까 아마 정치인이 출연 안하기 힘들 거예요. 당론을 몇 번 바꾼거 같더라고요. 그러나 당론으로 결정되었으니 제가 코멘트 하는게 적절하진 않아요. 더구나 전 국회의원도 아니고 도지사잖아요.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있죠. 절 여러 번 인터뷰 해서 아시잖아요(웃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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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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