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집 그룹홈 조경희 원장조경희 원장은 현재 초 중 학교에 다니는 큰 남아들과 생후 2개월 된 갓난 아기를 그룹홈에서 맡아 키우고 있다. 사진에서도 2개월 된 아이가 조 원장의 등에 업혀 잠자고 있다. 이 아기 때문에 꼼짝도 못한다. 더군다나 원장가족 분리법이 생기면 이젠 가족과 생이별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송상호
"아이들 돌보느라 항의 집회도 못해유"이런 이야기를 듣던 김지수 시의원은 "그럼, 정부와 국회에 항의해 보거나 전국 600여개 그룹홈 원장들이 서울에 상경해 항의집회라도 해보시지 않았는가"를 물었다.
심 원장은 "왜 시도를 안 해봤겠느냐. 문제는 그룹홈 원장들이 아이들을 24시간 돌보느라 서울에 상경해 항의집회 조차 못한다"며 헛웃음을 웃는다.
이 법을 시행하는 정부의 입장은 '원장가족의 아이들이 그룹홈 아이들에게 폭력이나 착취를 할 수 있다는 점과 그룹홈 운영비로 원장 가족이 같이 쓸 수 있다 점과 그룹홈의 불투명한 운영'등을 문제 삼아 원장가족과 그룹홈 아이들을 분리 하고자 하는 거다.
"그건 문제를 일으킨 극소수 그룹홈의 경우를 일반화하는 오류다. 또한 이미 분리된 법인형태의 대규모 그룹홈의 경우는 문제가 없겠지만, 전세 얻을 비용조차 없는 소규모 그룹홈과 아이들을 생존의 위기로 내모는 처사다. 새로운 형태의 가정, 즉 공동생활가정(영어로는 그룹홈)을 일반 복지시설 다루듯 다루는 건 문제가 많다"며 그들은 입을 모은다.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격선의와 사명감 하나로 그룹홈을 해온 이들이 정부의 규제강화로 인해 뜻을 꺾을까봐 두려운 대목이다. 그들은 사실 복지시설장 1호봉의 급여에도 못 미치는 박봉과 그 호봉조차 해가 가도 올라가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사랑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다.
"정부가 제시한 게 문제라면 그 문제를 해결 하는 방법을 모색하면 될 텐데, 원장 가족과 그룹홈 아이들을 격리하는 걸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라고 보입니다. 사람을 섬기는 복지는 섬세해야하는데, 관리자 중심의 행정은 지양해야죠. 그렇게 되면 그룹홈 아이들에게 '우리들 때문에 원장가족이 헤어졌다'는 죄책감을 심어주는 꼴이 될테니까요."김 의원 또한 목소리가 격앙된다. 김 의원은 나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어쨌든 거기 앉아있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같다. "우리들이야 정부의 규제가 힘에 겨워 그만둘 수 있지만, 그룹홈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상처가 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