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동박사오인동 박사는 몇 권의 남북통일 저서를 내는 등 남북통일을 위해 미국현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통일전문가다. 그는 칠순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해외동포의 강점을 살려 북한을 자유롭게 방문하면서 남북통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송상호
2014년, '남북통일'은 재미없는 사람들의 재미없는 이야기쯤 된 걸까. 학교에서조차 "통일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번거로운 일"로 가르지고 있단다. 6·4 지방선거를 앞둔 거리에 온통 후보자 현수막이 난무한 지난 3일, 경기도 안성농협중앙회 회의실에서 안성농민회와 안성가톨릭농민회가 공동 주관한 통일 강연회가 열렸다.
이날 강사로 초청된 오인동(75) 박사는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창비 2010), <꼬레아 코리아>(남녘 2008),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의 꿈>(다트앤 2013) 등 남북통일 저서를 저술한 남북통일 전문가다. 그는 수십 년 미국생활을 하다가 미국 국적을 취득한 재미교포이기도 하다.
그는 강의 서두에서 "저는 미국에 살면서 평양과 서울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해외동포의 한시적 특권을 헛되이 하지 않게 고민하고 행동하며 '시대처럼 올 통일의 아침'을 앞당기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혀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그가 말하는 남북통일의 핵심은 '남북 연합방'에 있다. 남북이 '연합방'을 이룬 뒤 '연방'으로, 나아가 '고리공화국'으로 가자는 게 그의 통일지론이다. 고리공화국은 '고려공화국'과 같은 말로 우리 민족의 자주적 통일조국의 이름이라고 한다.
이날 말한 그의 통일방식은 간단명료하다. "남북통일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남북 당사자가 주체가 돼 통일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그가 그토록 주장하는 것은 그가 쓴 책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솔문출판 2010)에서 밝힌 것처럼 '남북통일이 돼야 진정한 광복'인 것이다.
"남북통일 원하지도 않는 나라들과 남북통일 논할 수 없어"오 박사는 남한 정부의 통일 논객들이 6자 회담을 재개하자고 하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남북통일을 원하지도 않는 주변 나라들이 중심이 돼 통일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6자회담 재개'를 논하는 데는 역시 '북한의 핵 위협'을 빼놓을 수 없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오 박사는 다소 충격적인(?) 말을 쏟아냈다.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북핵 문제만 나오면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 없다'고들 야단법석이지만, 이젠 차라리 남북이 핵을 껴안고 안전하게 공동 관리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요."
그의 주장은 이렇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몰아붙여 놓은 후,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고, 남북분단을 고착화 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현재의 (분단된) 남북 모습을 유지해야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우리 정부는 그런 일만 생기면 '북의 도발 → 제재 → 타협 → 보상' 등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결국 '북의 나쁜 버릇을 묵과할 수 없다'며 반기를 들기 십상이라는 이야기다. 북한 정부는 여전히 그 카드(핵)밖에 내밀 게 없어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남북이 모두 미국의 국익 놀음에 놀아나고 있다"라는 것이다.
"북핵도 통일조국 국익에 따라 처분하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