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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John's College
미국 대학에 다니는 유학생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한국 사람들 반응은 어떨까? '와 얘는 집에 돈이 많은가 보네?'하고 생각할까? 아니다. 왜냐면 의문문조차도 아니기 때문이다. "얘는 집에 돈이 많구나"하는 단정문이다. 부정할 수 없다. 사실이라 부정할 수 없다기보단 지금까지 노력해 봤지만 통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만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미국 여행조차 돈이 없으면 쉽게 가지 못 하는데 미국 대학에 도대체 어떻게 돈 없이 다닌단 말인가.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또한 돈이 많고 적다는 이 개념은 너무나도 애매해서 '애정남'조차도 정해주지 못할 기준이다.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내가 부자면 빌게이츠는 뭐야? 따라서 난 부자가 아니야" 하고 말한다면 그건 맞는 말이고, 내가 아무리 한국에서 하위 1%에 속하는 거지라도 "난 인도의 거지들보다 형편이 나으니 거지가 아니야" 라고 한다면 이 또한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에 관해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로부터 받는 제일 많은, 그리고 중요한 질문 중 하나가 이 재정지원이었다. 나 역시 고등학교 때, 막연히 미국 유학을 꿈꾸며, 받기 어려웠던 시험점수보다도 오히려 더 크게 넘어야 할 장애물 중 하나가 재정지원이었으니 말이다.
정말로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입장이니 괜히 욕 먹을 수도 있을 재정지원에 관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엔 쓰기로 결정했다. 돈은 없지만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은 열정이 가득한데, 정보는 부족하고 가정형편은 마땅치 않아 막막함을 한 가득 가지고 있을 나같은 학생들을 위해서.
나는 따지고 보면 한국(서울)에서 사립대학 다니는 것보다 적은 돈을 내고 학교를 다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자신 있게 말하기 위해 열심히 한국과 미국 대학 학비, 생활비 등등을 비교분석해 봤다). 하지만 생활비는 물론 교통비도 사람 씀씀이마다 정말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고정되어 있어야 할 학비마저도 학교에 따라, 계열에 따라, 그리고 학기의 기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하나 하나 정확히 비교를 하고 통계를 낼 순 없었다.
그래도 정확한 정보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개인 정보이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내가 세인트 존스에서 받는 재정지원을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그 전에 앞서 이 재정지원은 우리 학교(St.John's College, Santa Fe)의 재정지원 내역일 뿐임을 말씀드린다. 미국이라고 모든 학교들이 이런 것도 아니고, 심지어 우리 학교에서조차도 학생 하나 하나마다 다 다르다는 사실을 미리 밝힌다.
장학금과 재정지원의 차이우선 많은 한국 학생들이, 그리고 나 역시도 학교에 오기 전에 착각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장학금'과 '재정지원'의 차이다. 장학금은 말 그대로 학교로부터, 아니면 다른 기관으로부터 받는 보조금(Grant)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재정지원은 장학금보다 좀 더 광범위한 개념이다. 재정지원은 장학금(보조금), 대출, 학교 일을 해서 버는 아르바이트 돈까지 포함된 '패키지'기 때문이다. 즉 학비를 낼 수 있도록 이 세 가지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재정지원이다. 따라서 "장학금 받고 학교 다닌다"는 말보다는 "재정지원을 받고 학교를 다닌다"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럼 이제 제대로 내가 세인트 존스에 내는 학비를 비교해 보자. 하나하나 말로 하면 복잡하니까 표를 만들어 봤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계절 학기(쿼터제)인지 아닌지, 사립인지 국립인지, 기숙사인지, 자취하는지, 집에서 사는지 등등 하나하나 따지자면 밑도 끝도 없고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나름 기준을 정해봤다.
'한국'의 경우는 사립 학교 평균 학비에 아끼며 살았을 경우 드는 경비다. '미국'의 경우는 사립인 세인트 존스 학비에 나머지 경비는 (최소한의 경비로 하는 미국 유학 정보를 찾고 있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아주 아주 주관적이게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처럼 생활할 때 드는 돈에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