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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별
우선 아무리 학비+식비가 해결된다고 해도 돈이 더 드는 게 사실이다. 어디에 돈이 더 드는지는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생활필수품 구매 비용은 물론이고 외식 같은 가끔의 사치(돈을 얼마나 아껴야 하느냐에 따라 일상이 되기도, 사치가 되기도 한다), 거기다 옷 신발이 해지면 가끔 사러 가야 할 것이다.
그에 더해 미국 대학의 교과서 값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비싼 편이다. 우리나라 전공 서적들도 제법 비싸다고 들었는데 미국은 정말 싼 국립, 주립대학에 다니든, 비싼 사립대학에 다니든 상관없이 교과서 한 권에 100달러쯤이면 다행이고 비싸면 200달러까지 한다. 교과서 값으로만 일 년에 1000달러는 쉽게 나간다.
그 뿐이랴? 학기 중에는 큰 지출이 안 나가지만 1년 중에는 봄, 여름, 겨울 방학이라는 '학기외' 기간이 있다. 여름 방학(보통 3달) 때는 열심히 일을 구해 지출을 막을 수 있지만, 겨울 방학(보통 한 달), 봄 방학(보통 1주일이지만, 우리 학교는 2주)때는 학교에 일도 많이 없을 뿐더러 학교 기숙사에 남아 있으려면 또 방학 기간 기숙사 거주비(?)를 내야 할 뿐 아니라 방학 때는 학교 식당에서 음식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식비가 추가로 들게 된다.
게다가 방학 때가 되면 쇼생크 탈출이라도 하듯 "영원히 보지 말자 학교여!"하고 열심히 학교를 탈출해 버리고 싶은 게 모든 학생들의 마음이다. 물론 경비를 생각해 본다면 국제 학생들의 경우 학교에 있는 게 (일을 구하든 구하지 못하든) 이익이지만.
특히나 내 조국으로 돌아가고픈 애국심이 불끈 불끈 치솟는 때는 3개월이나 되는 여름 방학 동안이다. 하지만 한국까지 왕복 비행기 값이 과연 얼마인가? 맥북 한 대를 사고도 남을 만한 비행기 값을 도대체 어디서 구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많은 가난한 유학생들을 고통의 늪으로 밀어 넣는다.
이 정도까지가 지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학비+식비 외로 드는 지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돈들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구할 것인가? 돈이 필요할 때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면 좋겠지만, 슬프게도 그런 일은 영화에서조차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내 한 몸 혹사하는 일이었다. 이런 게 젊음을 불태우는 일 아니겠냐고 합리화(?)하며.
학교 알바 VS. 학교 외 알바크게 나눠보면 나는 학교를 다니며 두 종류의 일을 해 왔다. 하나는 '학교 알바'였고, 두 번째는 내가 스스로 찾아보고 구한 '학교 외 알바'였다. 똑같은 알바지만, 두 가지로 나눈 이유는 '학교 알바'는 다음 학비 저금용, '학교 외 알바'는 내 생활비, 용돈용이라는 목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저금용' 학교 알바든, '용돈용' 그 외 알바든 100% 돈 때문에 시작한 알바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랬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자면) 시간에 쫓기고 수업 따라가는 데만도 24시간이 부족하던 1학년 때는 "부모님이 공부에 더 열중하라고 아르바이트 하지 말라셔"라고 말하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와, 이게 선택 사항일 수도 있구나.'
하지만 4년을 끝마쳐가는 지금 돈 때문에 시작하긴 했지만, 여러 종류의 알바를 해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내게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모르겠다. 부족했던 덕분에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많은 경험을 했고, 큰 배움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경비 문제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긴 하지만, 가지를 조금 더 뻗어서 경비뿐만 아니라 어떤 알바를 통해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게 한번 설명을 해 볼 예정이다.
그럼 나에게는 '저금용'이었던 학교 알바를 첫 번째로 얘기해보자. 나는 세인트 존스를 다니는 4년간 세 종류의 알바를 했다. 학교 알바는 워크-스터디(Work-Study)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재정지원 패키지에 포함이 되어 있다.
이 뜻은 학교 서점, 도서관, 우체국 그 외 학교 사무실 등등에서 학교 학생들을 파트타임으로 고용하는 포지션이 100개 있다고 치자. 그런데 일 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은 300명이다. 하지만 만약 내 재정지원에 학교 알바(Work-Study)가 포함이 되어 있다면 그 100개 포지션 중 하나는 내가 일할 수 있게 확정이 되어 있는 셈이다. 따라서 나는 나머지 200명 학생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이득이 있다는 말이다.
환경미화 아르바이트의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