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면콩나물과 청경채 등이 들어간 매운 마라면과 반찬들.
정세진
무슨 메뉴를 먹을까 망설이다 마라면이라는 한자 메뉴를 보고는 북경에서 먹어본 '마라탕' 생각이 나서 주문했다. 여기에 물만두 한 접시.
중국인인지 한국말이 서툰 점원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 두 그릇과 중국식 달걀 장조림 '차이딴(간장과 향신료 등을 넣은 조림국물에 달걀을 익힌 것)'과 짜사이를 가져다 준다. 만두도 곧 넣었다.
우동면보다 살짝 가는 면발을 한 입 입에 넣으니 한국의 매운 맛과는 다른, 혀가 얼얼해지는 느낌이 난다. 혀를 마비시키는 주범은 후추알처럼 생긴 '화자오'이다. 함께 갔던 친구는 화자오 향이 영 거슬리는지 "특이하네"를 연발하며 조심스럽게 맛을 보고 있었다.
물만두 역시 한국 만두와 달리 낯선 채소 향이 났다. 친구가 다 먹지를 못하자 "따빠오!"를 외치며 남은 음식을 싸 달라고 주문했다.
식사 후 소화를 시킬 겸 시장 곳곳을 둘러보았다. 소장 아닌 대창으로 만든 연변식 순대를 파는 가게며, 퀴퀴한 중국 양념을 파는 상점들을 한 군데씩 순례했다.
"황주 있어요?" 중국 본토 요리에 도전하고 있는 기자는 중국에서 청주처럼 조미료 역할을 한다는 '황주'를 찾았다. 가격은 한 병에 삼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