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환자-유족 "홍준표, 어찌 도민 앞에 서나?"

진주의료원 재개원 호소 ... "우리는 다시 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등록 2014.04.09 15:18수정 2014.04.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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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도민생명 빼앗은 홍준표 지사는 어찌 또 다시 도민 앞에 나서는가?"

홍준표 지사가 폐업한 진주의료원에서 강제퇴원 당했던 환자와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들이 재개원을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유가족, 진주의료원재개원 경남운동본부․진주시민대책위는 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광희 목사와 이갑상(80), 서해석(79)씨가 참여했다. 박광희 목사는 어머니가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한 뒤 사망했다. 혼자 살며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이갑상씨는 지금 사천의 한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유가족'들은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고 호소했다. 사진은 퇴원환자 이갑상(80, 왼쪽), 서해석씨가 의자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유가족'들은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고 호소했다. 사진은 퇴원환자 이갑상(80, 왼쪽), 서해석씨가 의자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윤성효

서해석씨도 혼자 살며 고혈압, 당뇨, 간경화 등을 앓고 있다. 서씨는 진주의료원에서 퇴원한 뒤 진주의 한 병원과 노인요양병원에서 한 달씩 입원해 있다가 지금은 외래진료를 받고 있다.

김재명 경남대책위 공동대표는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강제퇴원 당했던 환자들은 사망했거나 아직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그런데 홍 지사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기겠다고 자신의 야욕만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석씨는 "13년 동안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지금은 돌봐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 집에서 지내고 있다"며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했던 지사가 2개월만에 진주의료원의 목을 친 것은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빚 때문에 문을 닫는다고 했지만, 경남도가 1년 동안 문을 닫아서 얼마나 재정이 늘어났는지 모르겠다"며 "10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진주의료원이었고, 거기서 나온 뒤 두어번 가보기도 했으며, 굶주리고 가난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있는 진주의료원이 다시 문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갑상씨는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해서 다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유가족'들은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고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유가족'들은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고 호소했다.윤성효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진주의료원만이 유일하게 몸을 의탁할 수 있는 병원 이었던 환자와 가족들에게 진주의료원 폐업은 지금도 믿기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주의료원에 입원 해 있던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거나 받아주어도 병원비가 너무 비싸 가기 어려웠던 환자들이 많았다"면서 "이런 환자들에게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은 몸을 의지할 수 있는 '기댈 곳' 이었다. 그런데 홍준표 지사의 말 한마디에 환자를 강제로 내보내기 위해 약품 공급을 끊어버리고, 의사 계약도 해지하고, 공무원을 동원 해 퇴원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병원에서 강제로 쫓겨나고,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진정어린 사과 한마디라도 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홍준표 지사에게 진주의료원의 환자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는 데 단지 '걸림돌'이고 '치워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 스스로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겠다'고 한 만큼, 우리 도민의 이름으로 도민의 생명을 빼앗은 홍준표 지사를 심판하자"며 "그래서 병원은 도민 곁으로, 환자는 병원으로, 직원은 일터로, 홍준표는 자기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는 서울로 하루빨리 돌아가서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유가족'들은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고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유가족'들은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 여러분,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고 호소했다.윤성효

#진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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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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