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보내겠나" 여야, '노 소령 사건' 질타 한목소리

[국회 법사위 군사법원 업무보고] 이은수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등 진땀

등록 2014.04.14 19:53수정 2014.04.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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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받은 이은수 고등군사법원장 14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한 이은수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육군 준장)이 지난 10월 상관에게 지속적인 성추행과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 고 오혜란 대위 사건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질타받은 이은수 고등군사법원장14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한 이은수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육군 준장)이 지난 10월 상관에게 지속적인 성추행과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 고 오혜란 대위 사건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이희훈

"여군과 관련한 범죄는 10건이면 10건 다 성범죄다. 이번 판결을 보니 (가해자) 노 소령은 '솜 방망이 처벌'로 끝이 났다. 이래서 어디 우리 여군들을 군에 보낼 수 있겠나." - 서영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현안보고에서는 지난 10월 상관에게 지속적인 성추행과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 고 오혜란 대위 사건이 여·야 의원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서영교 의원은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그동안 몇 번이나 질의를 했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대책이 없느냐, 대책도 없고 강한 처벌도 없으니 이것이(군내 성범죄)가 만연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도 "이 정도로 상관이 자신의 직권을 남용해서 부하 여군을 아주 집요하게, 주기적으로 상당한 기간 괴롭혔음에도 과연 이것이 집행유예 선고 대상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2012~2014년 사이에 (사회와 군에서 발생한 성범죄에 대한) 민간법원과 군사법원 판결결과를 보면 군성범죄 사건은 실형선고율이 8.6%에 불과한 반면, 민간성범죄는 거의 4배 이상이 되는 36.6%다"며 "군 성범죄 사건은 집행유예가 42%, 선고유예 10%, 그에 비해서 민간은 집행유예 25.3%, 선고유예는 0.6% 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큰 편차가 나는데, 군의 양형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답변에 나선 이은수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육군 준장)은 "저희(군사법원)는 현재 공식적인 양형기준이 없다. 양형기준에 대한 근거 법률이 국회 법사위 소위에 계류 중"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이 "민간법원의 양형기준을 고려한다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4배 이상 차이가 나느냐, 군에서는 성범죄가 아주 가벼운 범죄냐"고 추궁하자 이 법원장은 "(군 성범죄자의 경우) 대부분이 초범이다"고 답변했다.

이 법원장의 답변에 발끈한 권 의원은 "재범인 경우 군에 남아 있을 수 있느냐, 전역 조치 당하지 않느냐, 그것은 합리적인 이유라고 볼 수 없다"고 일갈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성적인 학대가 있었는데, 얼마나 치욕스러웠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느냐, 적어도 1심 재판장이 정상적인 상식과 보편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오 대위의 죽음은 양형인자로서 고려가 되어야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징역 2년에 집행유에 4년이 나왔는데, 내가 만약 재판장이었으면 이번 사건은 3년 6월짜리 실형사건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통계를 보니 2009~2013년까지 여군이 피해자인 성범죄 사건 61건 중 단 3건만이 실형을 선고했고, 나머지는 기소유예,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왜 이런 것이냐"고 추궁했다.

"언론이 소설 쓰고 있다"던 김흥석 육군 법무실장 '진땀'

지난달 24일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 "언론이 소설을 쓰고 있다, (가해자의) 직접적 성관계 요구는 없었다"는 취지의 브리핑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흥석 육군본부 법무실장(준장)도 이날 출석해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서영교 의원은 "성관계를 요구했는지 안 했는지 법무실장이 어떻게 아느냐"면서 "노 소령을 비호하려고 작정했느냐, 법무실장이 이렇게 하니까 제도가 바뀌지 않는 것 아니냐"고 김 실장을 추궁했다.

결국 김 실장은 "(노 소령을) 비호하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지만, 그와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유념해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군대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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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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