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36.5˚ 4월 17일자 입간판
카페 36.5˚ 감성노리협동조합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소식을 들었다. 밤 늦게서야. '뭐지?' 싶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가 후진국은 아닌데, 헬기도, 구조대도 있는데 금방 구할 수 있겠지 했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구조작업이 더뎌도 너무 더디다. 사고발생 원인도 의혹 투성이다.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보험광고가 나오질 않나(일부 방송사는 희생자들의 보험금이 얼마인지, 어느 보험사에 보험을 들어놓았는지 보도했다). 그리고 철도요금 인상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고, 국회선진화법이 새누리당의 당론으로 추진되고, 주한미군 방위분담금 9200억 원도 통과됐다질 않나.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
헬기가 왜 있나? 그래 그 힘센 미군 도움은 왜 안 받나? 도대체 우리가 그토록 이야기한 기술의 발전이 무슨 소용인가? 사람이 달나라에도 가는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 인류는 과학하고 학문하고 정치해왔던 것 아닌가? 언론은 왜 만들었나? 기껏 이런 때를 틈타 보험광고 하라고? 모든 것이 거꾸로 된 것만 같다.
음모고 뭐고 다 떠나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실종됐다. 어떻게 실종된 아이들 앞에서, 절망하고 절규하는 학부모들 앞에서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우왕좌왕하는 해경과 언론의 발표, 정부의 대응은 뭔가. 이건 해도 너무 한다. 완전 후졌다. 후진국이다.
아이들이 불쌍하다. 아이들은 선장이 가만히 있으라 해서 가만히 있었을 거다. 배가 60도 가까이 기울어도 '그래, 설마…. 우리를 구해주러 올 거야. 해경도 있고, 헬기도 있고. 괜찮을 거야' 생각했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이들의 믿음을 저버린 저 태만한 어른들이 너무나도 파렴치하다. 아이들은 어둠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믿었을 텐데. 끝까지 믿었을 텐데. 메세지도 보내고 전화도 하면서, 그래도 살았다 생각했을 텐데. 마음이 무너진다.
[4월 18일] 생명이 숨쉴 수 없는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