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공무원, 업무시간에 정문 앞에 동원된 까닭은?

진주의료원 재개원 농성장 '철거' 후 대치... 도청 "민원 많아"

등록 2014.04.22 19:44수정 2014.04.2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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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가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 농성'하고 있는 속에,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업무시간에 대거 나와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지부는 22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농성을 재개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지난해 9월 11일부터 이곳에서 220일째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지난 18일 조합원을 만나기 위해 진주로 가면서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이때 경남도청 측이 농성장을 철거했다. 당시 현장에는 스티로폼과 파라솔, 피켓, 가스통 등이 있었다.

박 지부장 등 조합원들은 21일 오후 이곳에서 다시 농성장을 꾸리려고 했지만, 경남도청·창원시청 공무원과 청원경비 등에게 저지를 당했다. 가스통은 물론 스티로폼도 트럭에서 내릴 수 없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 '진주의료원 재개원 농성장'을 설치하려고 하자 경찰과 경남도청 공무원 등이 나와 막으면서 한때 실랑이가 벌어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에 '진주의료원 재개원 농성장'을 설치하려고 하자 경찰과 경남도청 공무원 등이 나와 막으면서 한때 실랑이가 벌어졌다.윤성효

박 지부장은 하는 수 없이 바닥에 '은색 깔게'를 펼치고 그 위에서 하루를 보냈다. 박 지부장은 보건의료노조 부산·군산의료원지부 간부 등 7명과 함께 이곳에서 밤을 보냈다. 침낭에 하나에 의존해서 말이다.

경남도청 공무원들은 22일에도 농성장 주변을 지켰다. 보건의료노조는 "공무원 수십 명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농성을 막기 위해 업무시간에 동원되어 나무그늘 아래서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떼웠다"고 밝혔다.

이들은 "22일 아침부터 도청 앞 농성을 막기 위해 수십 명의 공무원이 동원되었고, 업무시간에 동원된 공무원들이 하는 일이라곤 나무 그늘 아래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는 것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긴 상황에서 그냥 철거된 농성장 중 바닥의 찬기운을 막아 줄 스티로폼 몇 개,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막아줄 파라솔 정도만 설치해 조용이 앉아만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경남도청 공무원들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200일 넘게 진행되어 온 경남도청 앞 농성이 하루 아침에 불법이니 그동안 봐 준 것이니 하는 것은 도민 무시와 거만한 권위주의, '불통 지사'의 모습을 다시 확인해 줄 뿐"이라며 "홍준표 지사는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경선 통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해서는 안 되고, 공공의료 파괴자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청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농성을 해왔고, 처음에는 1인시위를 해서 경남도에서 햇볕 가리개용 파라솔을 설치해 주기도 했다"며 "너무 장기화 되다 보니, 민원인 항의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도로 관리하는 창원시에서 몇 차례 공문을 보내 농성장 철거를 요청했던 것으로 안다. 농성장 안에 가스통도 있었으며, 교통사고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어 1인시위 이외 물품은 안된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 동원에 대해, 그는 "청사 진입 시도가 예상되기도 해서 그렇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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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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