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해역에 투입 못한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세월호 침몰 사고 10일째인 25일 오후 사고해역 수색작업에 투입된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왼쪽)이 작업 시작을 못하고 있다. 사고해역에 투입된 민간 잠수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오른쪽)는 사고 책임 해운사인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업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남소연
세월호 수색작업에 자원한 민간잠수사들은 지난 22일부터 해경 등 사고대책본부 측이 자신들의 수색작업을 막고 있다며 수차례 항의해왔다. "언딘 마린 인터스트리(UMI·Undine Marine industries)라는 특정 민간업체를 제외하면 민간잠수사는 작업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들은 "지난 17일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색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세월호 수색작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언딘이 청해진해운과 계약을 맺은 업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사고대책본부는 민·관·군 합동구조단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해왔지만, 정작 외부 민간 자원잠수사는 배제한 채 해경과 청해진해운측 업체 등 세월호 침몰 사고의 책임자끼리 사고 해역을 장악한 채 수색작업을 펼쳐온 셈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이 언딘에 의해 '독점'되면서 작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민간잠수사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실종자 가족들도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 때문에 수색작업이 늦어진 게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고대책본부는 선내 수색작업 등을 지원했던 기존 '2003 금호 바지선' 역시 언딘이 운영하고 있는 '리베로 바지선'으로 전날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이 바지선은 이례적으로 언딘 측이 해경 측에 사용하겠다고 요청한 지난 18일부터 '날씨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천후 잭업바지선'이라며 대대적으로 사고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언론에 홍보돼왔다. 사고대책본부가 전날 하루를 바지선 교체작업에 허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특히 24일은 물살이 약해 실종자 구조의 최적기인 소조기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대책본부와 언딘의 바지선 교체로 인해 수색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사고대책본부는 또 민간 구난업체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가 가져온 구조장비인 다이빙벨 투입을 불허했지만, 언딘 측이 사고 해역에 다이빙벨을 가져온 것은 묵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언딘과 청해진해운의 관계, 언딘과 사고대책본부와의 연관성에 대해 강한 의혹이 제기되자, 사고대책본부는 "문제가 없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사고대책본부는 "해양사고 발생시 선박소유자는 해사안전법 등 관련법규에 따라 군·경의 구조작업과 함께 효과적인 구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런 조치의 일환으로 선박 소유주인 청해진해운이 전문 구조업체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와 사고 발생 이후인 4월 17일 계약을 하고 구조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리베로 바지선은 언딘의 구조작업의 일환으로 투입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뒷북' 사고대책본부 "다이빙벨 투입 여부는 현장에서 판단"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5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이종인 대표를 포함한 민간 잠수사를 수색작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다이빙 벨도 사고현장에 투입해 잠수사들이 장시간 물속에 머물면서 수색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고명석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진도 팽목항에 도착해 있는 다이빙벨 투입 여부는 현장에서 작업의 효율성을 가장 큰 기준으로 두고 가족들의 의사를 수용해서 판단할 것"이라며 "현재 투입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다이빙벨 투입 '뒷북' 논란에 대해 사고대책본부는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인) 이종인씨의 다이빙벨 투입을 거부한 것이 아니다"며 "바지선을 가까이 대면 앵커가 꼬일 우려가 있다는 해경관계자 의견에 본인도 수긍하고 돌아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고대책본부는 "(25일은) 물살이 비교적 느리다는 소조기가 끝나도 수색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으로 이날은 3층과 4층 다인실을 중심으로 수색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고대책본부는 또 "깊은 수심에서는 수상에서 공기를 주입하는 방식(수상 공기공급 방식)으로, 얕은 수심에서는 공기통을 메고 가는 스쿠버 방식으로 이원화해 수색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6일 새벽 현장에 도착할 예정인 미국 해군의 전문 구조함인 세이프가드함은 시신 유실 방지 등 후방 지원 역할을 하게 된다.
앞서 대책본부는 "가족들이 염려하는 시신 유실 방지를 위해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3중 원형 수색 구역을 설정하고 저인망 어선 8척, 채낚기 어선 10척 등 36척의 배를 투입하고 있다"며 "13㎞에 이르는 연안 닻자망 그물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5일 새벽 선체 3~4층 수색작업에서 시신 7구를 수습, 오후 2시 현재 사망자는 모두 182명이며 실종자는 12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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