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의표명, 실종자 가족들 "이제 와서 무슨 소용"

긴급 기자회견에 "무책임... 욕 나왔다"

등록 2014.04.27 11:03수정 2014.04.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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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12일째 사의표명한 총리, 자리 뜨는 실종자 가족 정홍원 국무총리는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 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 빨리 사고 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생중계 화면으로 정 총리의 회견을 지켜 본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고 있다.
사고 12일째 사의표명한 총리, 자리 뜨는 실종자 가족정홍원 국무총리는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 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 빨리 사고 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생중계 화면으로 정 총리의 회견을 지켜 본 실종자 가족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고 있다.남소연

비 내린 팽목항... 뜨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비가 내리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뜨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이 부두가에 나와 얼굴을 파묻고 있다.
비 내린 팽목항... 뜨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비가 내리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뜨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이 부두가에 나와 얼굴을 파묻고 있다.이희훈

[기사 보강 : 27일 오전 11시 42분]

세월호가 침몰한 지 12일째인 27일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 소식을 전해들은 대다수 실종자 가족들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무책임한 자세"라는 반응이다.

이날 오전 10시 정홍원 국무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이 사죄를 드리며, 구조되신 분들의 상처에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죄 드린다"며 ""저는 국무총리로서 응당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전 9시 50분께 '총리 긴급 기자회견' 보도가 나올 때부터 대형 모니터 앞에 모여든 진도 실내체육관 안 실종자 가족들은 이를 듣자마자 "무슨 소용이냐" 등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정 총리가 사의 표명 뜻을 밝히자 무대 대형 TV에서 제일 가까이 앉아있던 검은색 추리닝 차림의 여성은 옆에 있는 다른 가족을 쳐다보며 "하"라며 탄식을 내쉬는 등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체육관 내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가족들 또한 서로를 쳐다보며 "아니, 저게 그냥 빠져 나가는 거지",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냐고"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우리 아이들 구해내고 사퇴해도 해야지..."

"보고싶다, 어디 있니..."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비가 내리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뜨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이 부두가에 나와 실종된 자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보고싶다, 어디 있니..."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비가 내리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뜨지 못하는 실종자 가족이 부두가에 나와 실종된 자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이희훈

'정홍원 사의표명' 지켜보는 실종자 가족들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및 자원봉사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정홍원 국무총리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정홍원 사의표명' 지켜보는 실종자 가족들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및 자원봉사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정홍원 국무총리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이희훈

진도 팽목항 대합실 앞에서 정 총리의 사의 표명 모습을 지켜보던 김아무개씨는 "사고에 제대로 한 것이 없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한다"며 "그런데 수습도 하지 않고 지금 사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대책을 마련할 때지 뭘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단원고 학생 실종자 가족은 "책임을 당연한 것인데 먼저 우리 아이들을 구해내고 사퇴해도 해야지…"라며 "대통령이 책임을 져도 져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팽목항 실종자 학부모가족대표 중 한 명인 최종훈씨는 "책임지겠다고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대통령이 책임지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총리가 사퇴하겠다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며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보자 욕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총리가 정말로 책임감을 느낀다면 어떻게 제대로 수습할 것인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건 '나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다"면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물러난다면, 진짜로 책임지는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60대의 한 실종자 가족은 "기자회견을 한다기에 수색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특단의 방법이라도 말 할려나 했는데 갑자기 사퇴나 하고 있으면 되느냐"며 "선거 때문에 그러는거야, 뭐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가족은 '국무총리 사퇴'가 당연한 결과라며 진작 사퇴했어야 옳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현재, 진도 해역은 풍랑예비특보가 내려지는 등 수색 작업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침몰 12일째인 '세월호 침몰 사고' 인명 피해는 사망자 187명·실종자 115명이다.

비 내린 팽목항, 나부끼는 노란리본 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란리본이 비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비 내린 팽목항, 나부끼는 노란리본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란리본이 비바람에 나부끼고 있다.이희훈

#세월호 침몰사고 #진도 실내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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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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