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사의표명' 지켜보는 실종자 가족들세월호 침몰사고 12일째인 27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 및 자원봉사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정홍원 국무총리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이희훈
진도 팽목항 대합실 앞에서 정 총리의 사의 표명 모습을 지켜보던 김아무개씨는 "사고에 제대로 한 것이 없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한다"며 "그런데 수습도 하지 않고 지금 사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대책을 마련할 때지 뭘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단원고 학생 실종자 가족은 "책임을 당연한 것인데 먼저 우리 아이들을 구해내고 사퇴해도 해야지…"라며 "대통령이 책임을 져도 져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팽목항 실종자 학부모가족대표 중 한 명인 최종훈씨는 "책임지겠다고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대통령이 책임지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총리가 사퇴하겠다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며 "사의표명 기자회견을 보자 욕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총리가 정말로 책임감을 느낀다면 어떻게 제대로 수습할 것인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이건 '나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다"면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물러난다면, 진짜로 책임지는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60대의 한 실종자 가족은 "기자회견을 한다기에 수색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특단의 방법이라도 말 할려나 했는데 갑자기 사퇴나 하고 있으면 되느냐"며 "선거 때문에 그러는거야, 뭐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가족은 '국무총리 사퇴'가 당연한 결과라며 진작 사퇴했어야 옳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현재, 진도 해역은 풍랑예비특보가 내려지는 등 수색 작업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침몰 12일째인 '세월호 침몰 사고' 인명 피해는 사망자 187명·실종자 11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