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9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 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 사과한 것에 대해 여야는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정부에 적극협조', 새정치민주연합은 '사과 늦었지만 다행', 통합진보당 및 정의당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박 대통령은 이날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 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 데 대해 뭐라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으실 수 있을지 가슴이 아프다"라며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라고 밝혔다. 사고 발생 14일 만이다.
이를 두고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마음이 이와(박 대통령 사과 말) 같을 것"이라며 "여야 막론하고 뿌리깊은 병폐를 근절하는 움직임에 앞장서야 한다, 국민 안전을 위해 국회 논의가 필요한 부분은 여야가 협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 대표는 "오늘이나마 박근혜 대통령께서 사과의 말씀이 있었다고 한다"라며 "국민들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라고만 밝혔다. 그는 "국정의 책임 있는 사람들, 대통령부터 야당 정치인까지 모두가 죄인"이라며 "그래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대표해서 거듭 거듭 국민들께 '죄송합니다'하고 사죄를 구했다,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모두가 자식 잃은 부모의 절절한 심정으로 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우리가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국무회의 높은 장벽 뒤에 숨어 사과... 뭐가 두렵나"반면,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왕이라도 그렇게 사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의장에서 한 진심을 느낄 수 없는 말 한마디를 국민은 결코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대통령은 실천으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 역시 "오늘 국민들은 사과 아닌 사과를 받아야 했다, 시기·형식·내용 모두 부적절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고 이후 제 3자 관점에서 하부 각료들만 닦달하며 2주의 시간을 보내더니 이번에도 대통령은 국민 앞에 나오지 않았다"라며 "대통령은 국무회의의 높은 장벽 뒤에 숨어 각료들 얼굴을 보고 사과 표명을 했다, 무엇이 두려워 국민 앞에 서지 않느냐"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이 유족들 앞이 아닌 국무회의 석상에서 사과 뜻을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을 만났지만 사과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유족을 만난 지 10분 만에 분향소를 떠났다.
이 대변인은 "유족들과 피해자, 온 국민들의 상처 앞에 직접 나와 단 한마디 진심을 다하기가 그렇게 어렵냐"라며 "대통령의 그런 권위주의적인 태도가 우리 사회의 적폐다, 대한민국 개조는 대통령의 인식 개조부터 시작돼야 한다"라고 힐난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4일째가 돼서야 국무회의 자리를 빌려 사과 발언을 내놓았다"라며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청와대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분노가 높아지자 늦어도 한참 늦은 지각 사과를 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잘못된 적폐' 발언에 대해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생때같은 아이들의 목숨을 살리지 못한 책임을 또다시 과거 정부와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하냐"라며 "국민 앞에 본인의 책임은 끝내 말할 수 없다는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의 울분은 더 커져만 간다, 구조와 사고 수습을 책임 질 사람은 박 대통령밖에 없다, 직을 걸고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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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아닌 국무위원 앞에 두고 사과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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