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법안 처리 협조 구하는 최경환 원내대표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연금과 연계된 정부·여당의 기초연금안 처리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이날 처리된 기초연금법안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월 10만~20만 원을 차등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국민연금 수령액이 30만 원 이하고 가입기간이 긴 가입자에게 2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결국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늘어갈수록 최대 20만 원의 기초연금 수령액은 점차 줄어들게 되는 구조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미래세대가 받을 기초연금 수령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발언에서 "국민연금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인데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면 국민연금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라며 "이에 새정치연합은 여러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정부여당은 기존 입장만 반복하고 버티고만 있다, 정부안에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은 보건복지위를 열어 법안 처리의 길을 열어줬고, 법사위에서도 해당 법안 통과를 묵인했다. 반대표를 던지며 명확한 의사를 표하면서도 정족수를 채워 본회의 개최에 협조했다.
이는 '야당 발목잡기' 비판이 이어져 지방선거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서다. "새정치연합 때문에 어르신들께 기초연금을 지급 못했다"라는 새누리당의 공세로 지방선거에서 불리한 국면에 처할 것이 우려돼 기초연금법안 처리에 동조해준 것이다. 원내지도부 핵심관계자는 "4월 국회에서 기초연금법안 통과 못 시키면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정부여당이 추진한 기초연금법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새정치연합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 없이 일정 비율의 노인층에게 20만 원을 차등 없이 지급하는 자체안도 함께 표결에 부치며 구색을 맞췄다. 해당안은 부결됐다.
본회의에 앞서 새정치연합은 3시간 동안 의원총회를 열며 토론을 이어갔고, 기초연금법안 처리 여부를 지도부에 위임했다. 이에 지도부는 이날 오후 보건복지위를 열어 기초연금법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의총이 끝난 후 "의원 전체 총의로 직권상정을 포함한 다른 여러 가지로 결정할 수 있도록 당 지도부에 위임했다"라고 밝혔다. 당초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여야 합의로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기초연금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도록 건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나, 최소한의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정리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130명 의원을 상대로 기초연금법 처리에 대한 찬반을 물었다. 휴대전화 투표 방식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기초연금법 처리 찬성이 73명, 반대 35명, 기타 3명, 무응답 19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달 30일 진행한 의원 전수조사에 비해 찬성은 10명, 반대는 9명 줄어든 결과다. 기초연금법안 처리 찬성 의견이 점차 우세해진 것이다.
"오늘 새정치연합이 복지·정치와 결별... 자존심이 있다면 이렇게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