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단단히 마음 잡고 국가 개조하겠다"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국가개조론' 또 언급... "권위주의적 발상" 비판도

등록 2014.05.03 10:11수정 2014.05.0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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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일 청와대에서는 종교지도자와 박근혜 대통령의 만남이 있었다.
지난 5월 2일 청와대에서는 종교지도자와 박근혜 대통령의 만남이 있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수습책으로서 '국가개조론'을 다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에서 종교지도자들을 만나 "꼭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단단히 마음을 잡고 (국가를) 개조하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수습한 이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방향이 '국가개조'에 집중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책임과 비리의 뿌리가 깊어서 그것을 바로잡겠다"

박 대통령은 이날 종교지도자 간담회에서 "이번에 재난대응시스템도 제대로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온 잘못된 관행들을 넘어갔는데 그런 무책임과 비리의 뿌리가 깊어서 그것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라며 "그것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일이어서 상당히 힘든 일이지만 이번 기회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 4월 29일 국무회의에서 "과거로부터 이어온 잘못된 행태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틀을 다시 잡을 것이다"라며 "내각 전체가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국가개조'를 한다는 자세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달라"라고 '국가개조론'을 처음으로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가 늦어진 이유와 관련해 "이번 사고 단계별로 책임자들이 무책임하고 비리를 눈감고 재물을 더 탐내지 않느냐?"라며 "그것을 다 규명해서 재난대응시스템도 구축하려니까 선뜻 국민께 나서서 (사과)할 수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대안 없이) 그냥 (사과)한다는 것은 의미가 감소된다"라며 "100% 규명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사회가 이렇고, 그것을 이렇게 하려고 한다는 대안을 가지고 대국민 사과를 드리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지금 그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향후 대국민사과를 통해 국가재난관리시스템 재편뿐만 아니라 국가개조의 방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국가개조론이 "시민과 공무원을 개조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오만하고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지적한다. 197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을 연상시키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저도 부모님을 흉탄에 잃어 봐서..."


특히 이날 박 대통령은 "저도 부모님을 다 흉탄에 잃어서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통감하고 있다"라며 "사실은 저도 어떤 희망과 삶을 다 포기할 정도의 바닥까지 내려갔는데 저 가족들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종교지도자들은 박 대통령이 제기한 '국가개조론'에 대체로 공감을 나타냈다. 한 참석자는 "국민들이나 모든 공직자들이 변화의 기회로 삼는다면 이번 기회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라며 "그래서 장기적으로 국가가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지금까지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변형하는 것이 마음에 빨리 와닿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그밖에도 "사회의 아픔을 공유하고 우리의 문제들을 반성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관행이 아니라 올바름과 소신으로 일하는 사회가 되도록 강력히 개선해 달라", "먼저 잘못된 것은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는 게 좋다" 등을 주문했다.
#박근혜 #국가개조론 #세월호 침몰사고 #대국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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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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