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14일째인 29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상에 정박 중인 언딘리베로 바지선 위에서 잠수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세월호 침몰사고 수색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는 언딘의 장병수 기술이사가 최근 작업도중 목숨을 잃은 민간잠수사 이광욱씨와 관련해 "저희 소속이든 아니든 국가의 의무를 대신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의사자 처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이씨가 언딘 소속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해경의 입장에 "국가적 재난사태가 터졌을 때, 그 책임이 일개 업체에게 온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장 이사는 지난 7일 <오마이TV>와 인터뷰에서 "구조당국의 민간잠수사 동원 방식이나 과정, 업무처리 방식 자체가 많이 부실하다"라며 "시스템 자체에 큰 구멍이 나 있는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잠수사들의 보험 적용에 대해서도 "현장 상황이 규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보험 처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런 부분은 나라에서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 이사는 또 언딘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과 관련해 "언딘은 국정감사도 받고, 검찰조사도 다 받을 것"이라며 "그 동안 해경과 해군의 잘못을 따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국가가 언딘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수준에 왔기 때문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장 이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해경은 민간잠수사 사망에 책임이 없다는 견해를 보였는데. "우선 우리는 책임을 느낀다고 전달했다. 강제집행은 전시소집령과 똑같다. 의무에 가깝기 때문에 동원명령이 내려오면 아무 조건 없이 해야 한다. 잠수사가 저희 소속이든 아니든 국가의 의무를 대신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의사자 처리해야 한다. 구조는 국가의 의무다. 지금은 200구 이상의 희생자를 민간에서 찾아냈다. 국가적 재난사태가 터졌을 때, 그 책임이 일개 업체에게 지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금 민간잠수사들은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앞으로 또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 때문이다. 보통 잠수사들은 4대 보험에 가입돼 있다.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하는 분들도 기본적으로 보험이 돼 있다. 일반적인 작업환경에서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가 된다. 하지만 지금은 규정에서 벗어나 있는 업무다. 법적으로 유속이 1.5노트 이상이 되면 잠수를 못하게 돼 있다. 일반적인 보험이나 산재적용 기준을 넘어 간 상태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보상이 안 된다. 그런 부분은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 해경이 민간잠수사 투입에 신경을 안 쓴 건가?"시스템 자체에 큰 구멍이 나 있는 건 사실이다."
- 어떤 문제가 있나?"민간잠수사 동원 방식이나 과정, 업무처리 방식 자체가 많이 부실하다. 잠수사들이 안전하게 작업하고 실종자 가족들이 불안하지 않게 하는 건 국가의 의무다. 돌아가신 잠수사께서 우리 쪽 산업다이버로 들어왔다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을 거다. 언딘과 관련해 각종 음해와 의혹이 제기돼 우리가 부르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래서 소집할 수 있는 다이버가 없다고 해경 측에 요청했고, 13명의 다이버가 긴급소집 돼 들어왔다. 사고가 난 잠수사께서는 민간잠수사로 지원했고, 민간을 대표하는 언딘에 배속된 거다. 직접 자원해서 오신 거다. 그분이 돌아가신 것을 숭고하게 생각해야 한다."
"부식제공·의료지원 시스템 없었다"- 잠수사 사고가 났을 당시에 바지선에 전문 의료진이 없었고,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의료진이 문제가 아니다. 사고 이후에 3일 동안 부식제공이 안 됐다. 숙소지원도 안 됐다. 72시간 이상을 잠을 못 자고 작업에만 매달렸다. 부식을 제공하고 의료진을 배치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우리는 국민적 지탄이 대상이 되고 있어서 어떤 것도 요구할 수가 없었다. 뭔가를 지원 받으면 특혜라는 말이 나올 수 있으니까 할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잠수사에 대한 진료는 청진기 몇 개로 되는 게 아니다. 다이빙 신체검사 자체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평소 자체적인 룰에 따라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민간잠수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산업재해 보험 금액이 적기 때문에 별도로 다이버 보험에 가입한다. 그것도 안전기준을 지켜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작업은 그 범주를 벗어났기 때문에 어떤 보험을 가입했어도 보장 받기 어렵다. 그런 부분은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