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경기 수원 팔달문 근처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무능·무책임 박근혜 정권 규탄' 집회 모습.
김한영
'참담한 죽음 앞에 눈물만 흘리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죽음 앞에 무능한 나라,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세월호 대참사가 발생한지 22일 째를 맞은 7일 저녁, 경기 수원 팔달문 근처 '차 없는 거리'에는 박근혜 정권을 겨냥한 갖가지 구호들이 넘쳐났다. '박근혜 퇴진'은 물론 '박근혜가 죽였다'는 자극적인 구호까지 등장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총체적 부실대응에 분노한 수원시민들의 정권규탄집회 현장 모습이다.
수원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목회자단체 등으로 꾸려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무능·무책임 박근혜 정권 규탄 수원시민행진'(이하 시민행진)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각계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시민들은 침묵을 상징하는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손에는 흰 국화 한 송이와 각종 구호들이 적힌 크고 작은 팻말을 들었다.
윤은상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사회로 진행된 집회에서 시민들은 묵언을 통해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사고발생 초기 늑장 대응으로 단원고 학생 등 300여 명의 대참사를 부른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한 행태를 규탄했다.
한상진 경기남부 평통사 사무처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최소 30분에서 최대 4시간 동안 세월호 탑승자들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무슨 이유인지 구조를 미루며 자기들끼리 말을 맞추고 거짓으로 국민을 우롱한 정부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사무처장은 "총체적인 거짓과 기만의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이 나라, 이 정부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에게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잊지 않겠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나약함과 두려움을 깨버리고 이 나라 주권의 주인으로 돌아와야 한다"면서 "선거를 통해 바꿀 수 있다면 선거에 참여하고, 아니라면 직접 시민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