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현, <담다>, <설중고택>좌측의 <담다>는 먹을거리를 담을 수 있는 용도까지 갖춘 작품이다.
김강현
김강현은 고가를 앙증맞게 빗어내어 구워낸 도예작품들과, 기와집 선의 아름다움을 담백하게 표현한 드로잉으로 뭔가 아련함을 주는 음식 담는 그릇을 작품으로 내 놓았다.
고가에 관련한 시화도 9점 전시되어있다. 그중 집 주인이 독립운동을 한다는 이유로 일제가 의도적으로 철길을 마당으로 지나가게 해 99칸을 거의 사라지게 한, 슬픈 역사를 가진 임청각에 관해 이수일이 쓴 <임청각> 시는 여러 번 읽어보게 만들고, 곱씹어보게 만들었다.
"이집 주인'석주'! 계시요/ 허허 대답이 없구려/ 높은 대청 군자정 아래/ 낙동강 굽이쳐 흐르는 언덕에/ 99칸 고옥은 어디로 갔소// 만석꾼 땅 팔아/ 수백 식솔 자유 주고/ 잃어버린 나라 찾으러/ 정든 임청각 버리고/ 그 삭풍 몰아치는 만주로 갔소// 독립도 못 보시고/ 아! 원과 한을 품고/ 차디찬 얼음장 밑으로 가셨소/ 이젠 그만 오시여/ 이 찬란한 조국을 보소서"그 외 안동지역 고가들을 찍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고, 각 고택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되고 있다. 아이들 손잡고 전시장을 찾아 아름다운 고가의 향취를 흠뻑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마침 가정의 달이다.
이 <고가를 거닐다>전은 안동문화예술의 전당 상설갤러리에서 5월 29일까지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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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행위미술, 설치미술, 사진작업을 하며 안동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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