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세월호 사고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단 면담을 마친 뒤 참석자들을 배웅하며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보강: 16일 오후 7시 30분]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후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표들을 청와대에서 만났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의 안전시스템을 근본부터 다시 바로잡고, (이를) '국가대개조'라는 수준으로 생각하면서 사회의 기초부터 다시 세우는 것이 안타까운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일"이라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유가족 앞에서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모두발언과 지난 6일 석가탄신일 봉축법요식 봉축메시지 등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해 고개를 숙인 바 있다.
박 대통령 "유가족 의견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 들었다"이날 면담은 박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여드레 전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발언에 항의하며 청와대 앞까지 왔던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박준우 정무수석과 이정현 홍보수석이 대통령을 대신해 유가족들을 만난 바 있다. (관련기사 :
청와대, 대통령 면담 요청 거절... KBS 사장 "상처드려 죄송하다" )
이처럼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을 맞아 유가족들을 초청한 것은 내주 초 발표할 대국민담화 준비의 '마지막 단계'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등을 통해 대국민담화 내용을 준비하고 있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 유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날 면담에서 "관련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고 안전시스템부터 공직사회 개혁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처음부터 현장을 지켜본 유가족 여러분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모시게 됐다"라며 "의견을 주시면 꼭 바로잡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가족을 잃은 슬픔 자체도 감당하기 어려울텐데 (유족들이) 생계 문제로 고통 받으시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런 문제, 어려움도 말해주시면 정부가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사고 전후의 대한민국, 완전히 다른 나라로 태어나도록 하겠다"이에 한 유가족 대표는 ""아이를 잃고 난 이후에도 원활한 수습 등이 안 돼 절망을 넘어 분노까지 이르게 됐다"라며 "제 아이를 포함한 많은 희생자들이 우리나라 역사에, 또 세계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가장 가치있고 고귀하게 만들어주시는 것이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점에 대해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을 들어보고자 온 것"이라며 "정부에서 구상하는 방안이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여쭤보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사고가) 있기 전과 또 그 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유족 대책위는 박 대통령과 면담하기 전 특별법 제정 및 진상조사기구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유족 대책위, '특별법 제정-진상조사기구 설치' 촉구)
이들은 "진상규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진상규명기구의 구성,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절차, 진상조사의 증거 확보 등 전 과정에 피해자 가족들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현장 관련 공무원에서 교육기관, 정부부처,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련 공무원, 국회, 언론 및 관련 민간인을 조사대상으로 해야 한다"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은 정부나 국회 주도가 아닌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진상조사기구에 의하여 이뤄져야 한다"라고도 요구했다.
"지난주에 청와대 갔는데, 왜 안 나왔나" 진도 실내체육관 실종자 가족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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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의 실종자 가족들은 박 대통령의 이날 첫 대면 사과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9일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했으나 결국 만나지 못한 것을 비판했다.
실종자 가족 10여 명은 이날 오후 5시 50분경, 체육관 내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대책위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기자회견 뒤 체육관 밖으로 나온 한 실종자 가족은 "지난주에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 가서 찬 바람 맞으며 기다렸는데도 박 대통령은 나오지도 않았다"며 "사과 한 달 되기를 기다렸냐"고 말했다.
이어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물 속에서 꺼내는 게 가장 먼저"라며 "대책위 요구에 박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음주 예정된 대국민 사과에서 무슨 소리를 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박 대통령이 기초부터 다시 세운다는 말만 했지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다"며 "좀 더 분명한 메시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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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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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만난 박 대통령 "정부 부족한 부분 다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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