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상임부산선대위원장은 6.4 지방선거에 나서는 구청장, 광역·기초의원을 지원 유세하며 "이젠 머슴을 머슴으로 돌려보낼 때가 왔다"고 강조한다.
정민규
김영춘. 그가 태어나서 몇 번 울었는지는 모르지만, 울먹이는 그를 기자가 본 건 두 번이었다. 한 번은 서울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해 막판 접전 끝에 떨어졌던 2012년이었고, 한 번은 지난 16일 부산시장 후보직을 오거돈 무소속 후보에게 넘길 때였다.
단일화라는 대업(?)을 이룬 것과 관련 "환하게 웃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대해 오 후보가 대신 "웃을 기분이 아닌데…"라며 김 후보의 입장을 배려했던 게 인상 깊었다. 요즘 그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했다.
"새누리당이 95%인 시의회, 어떻게 견제와 균형 맞출 수 있겠나" 30일 부산진구에서 만난 김영춘은 이전보다 피부가 더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부산시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부산을 누비고 있다.
하루 전에도 네 곳의 선거구를 돌며 땡볕 지원 유세를 펼쳤고, 이날도 세 곳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선다고 했다. 시장 후보에서는 물러났지만 곳곳에서 선거 유세를 벌이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 지원을 위해 쉴 틈이 없었다. 그가 지원 유세 레퍼토리를 미리 알려주자면 이런 식이다.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걸 봤나? 이젠 낚싯줄을 끊어야 한다. 머슴을 왜 상전으로 모시고 있나? 이젠 머슴을 머슴으로 돌려보낼 때가 왔다."물론 그에게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는 부산시민, 상전이 된 머슴은 새누리당이다. 적어도 그는 부산시의회에 야당 소속 의원이 5명은 들어가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춘 위원장은 "부산에 와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시장도 시장이지만, 시의회가 제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거였다"며 "새누리당이 95% 이상인 시의회가 어떻게 견제와 균형을 맞출 수 있겠나"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김 위원장이었지만, 시장 후보가 아닌 조력자의 신분으로 선거판을 누비는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다. 그는 시장이 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말해왔다. 이날도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쉼 없이 누벼온 부산의 현장들을 이야기했고, 거기에서 발굴해낸 정책들을 자랑했다.
그는 후보직에서 내려왔다고 이 정책들이 쓸모없어진 것들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는 오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며 합의한 7대 개혁 과제를 통해 자신의 정책이 상당 부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건 '핵발전소 정책'이다. 탈핵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던 오 후보는 김 위원장의 강한 요청을 받아들여 탈핵을 공약으로 명문화했다.
"오거돈, 부패척결은 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