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스님의 '혼자만 깨닳으면 뭣하겠는가' 북콘서트 전 구미 새로넷 방송과 인터뷰인터뷰를 통해 달리는 이유에 대한 사연을 일부 밝혔다.
김도형
지난 5월 30일 오후 7시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달리는 스님' 진오스님의 휴먼 에세이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북콘서트는 5월 1일 출간된 진오스님의 <혼자만 깨우치면 뭣 하겠는가>와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행복한 고통>을 출간한 김기중 울트라 마라톤 사이클리스트의 합동 북콘서트로 진행됐다.
진오스님은 출가자로 살아오다, 수행자로서 해야 할 일에 대해 고민한 끝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 중에 하나인 이주노동자를 돕기 위한 삶을 선택했다고 한다.
구미시 지산동에 위치한 '꿈을 이루는 사람들' 대표이자 김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는 진오스님은 2010년, 베트남에서 온 이주노동자인 토안을 만났다.
당시 토안은 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수술 후 머리의 뇌를 포함한 상당수 부분을 잘라내야만 했고, 보상금은 단지 합의금 700만 원이 전부였다.
진오스님은 북콘서트를 시작하며 영상을 통해 토안의 교통사고 후 수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토안의 사진을 보여줬다.
영상을 통해 보여진 토안은 놀랍게도 머리의 왼쪽이 함몰되었고, 좌뇌가 제거된 처참한 모습이었다.
"만일 토안이 한국사람이었다면 저렇게 다친 아들을 두고 아버지가 합의를 했을까? 절대 아니었을 거라고 봅니다. 이 친구를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통해 만나게 되면서 저 역시도 놀라게 됩니다. 기적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이 기적이라고 합니다."
토안이 수술 후 고향인 베트남으로 돌아갔을 때, 진오스님이 토안의 부모님으로 부터 환대를 받았던 얘기와 그 후 토안을 위해 보험사와 소송을 벌인 얘기를 들려줬다.
진오스님은 소송을 통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현실과 정당하지 않은 처우에 대한 것들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 후 토안이 졸업한 학교에서 열악한 환경의 화장실을 보게 된 후 새로운 화장실을 지어주기 위해 베트남 현지에서 500km 모금 마라톤을 달리게 됐던 사연 등을 소개했다.
토안을 계기로 해 기금을 모으기 위한 달리기가 시작됐고, 더불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들의 어려운 현실을 도와주기 위해 지금까지 총 2200km를 달려온 감동적인 이야기들은 북콘서트장을 가득메운 관객들에게 가슴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연신 이끌어냈다.
평소에도 눈물이 많아 '눈물 왕자'라 불렸던 진오스님은 북콘서트 도중에 가슴에 복받치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더욱 진오스님을 응원했다.
한편, 진오스님을 도와 기부금 마련을 위해 달리는 김기중씨는 진오스님과 같이 '1km에 100원씩'이라는 방법으로 자전거를 타며 기부를 진행해왔다. 울트라마라톤사이클 대회를 통해 2011년부터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5500여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김기중씨는 최근 출간한 책 <행복한 고통>의 내용에 기술된 사연들을 북콘서트를 통해 담담히 말해나갔다.
김기중씨는 10대 시절에 100kg이 넘는 고도비만으로 폐쇄적인 마음이었고, 20대 시절엔 베체트병이라는 희귀한 난치병으로 인해 온몸에 염증이 생기는 병마와의 지루한 싸움을 겪었다고 한다.
고통스러운 청년기를 보낸 김기중씨는 어느덧 30대의 소심하고 뚱뚱한 아저씨가 돼 있었다. 결혼가 사업을 하며 30대 시절을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날 자전거와의 인연으로 인해 회환으로 얼룩졌던 그의 삶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게 된 이후부터 병마도 이겨냈고 인간 한계를 극복하는 강인함과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찾아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