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상처꽃' 이 상연된 대학로 눈빛극장연극이 막 끝난 극장 앞을 관객들이 지나고 있다.
공익인권법재단
울릉도 간첩단 사건은 유신 직후 벌어진 간첩단 조작 사건들의 시초였고, 뒤이은 인혁당 사건, 민청학련 사건의 비극을 시작하는 신호탄이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수많은 사람들을 지연, 학연, 혈연으로 엮어 고문을 통해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이 사건은 '사상 최대 간첩단 일망타진'과 같이 대대적으로 홍보되었고, 당시 중앙정보부장 신직수는 "반 유신체제 운동이 일어난다면 6·25 때와 같은 일대 혼란기가 올 것"이라는 성명을 함께 발표했다.
중앙정보부에 의해 구상된 울릉도 간첩단은 어부, 주부, 상인, 교수 등으로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유명 인사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의 인혁당, 민청학련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또한 오랫동안 이 사건의 재심이 이루어지지 못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0년 해산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에 의해 마지막으로 규명된 사건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2월까지 무려 40년 만에 19명의 피해자에 대한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이 사건으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긴 시간 동안 옥살이를 했고, 수많은 피해자의 자식들이 방치된 뒤였고, 세 명은 이미 사형이 집행되었다. 뒤늦은 무죄 선고는 이 모든 사실을 조금도 바꾸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연극 <상처꽃>의 두 달간의 여정은 이러한 집단적인 반성과 치유의 과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