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학살을 멈춰라"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이 5월 2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생활임금보장과 노조탄압 중단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이희훈
'AS가 잘 되는 회사' 삼성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중 하나입니다. 이런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 온 삼성AS 기사들의 임금구조는 어떻게 되어있을까요. 삼성에 다닌다고 하면 '돈 많이 벌겠다'고들 하지만현재 서비스노조를 만들고 농성을 하고 있는 AS기사들의 상황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수리 건당 수수료를 받지만 이는 온전하게 노동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습니다. 수리를 한 시간을 1분당으로 나눠, 분당 225원을 지급했습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수리를 하기 위해 이동한 시간,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시간 등은 다 제외하고 온전히 수리를 하는데에만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임금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그마저라도 온전히 받으면 다행일 텐데 출퇴근 비용, 차량 유지비, 주차비, 기름값, 공구 비용 등등 업무중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기사가 모두 부담해야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어떨 때는 마이너스 월급이 발생하기도 한답니다. 일은 일대로 하고 마이너스 월급이라니! 21세기에,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이 정도의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는 건 놀라움을 넘어서 어이없음을 안겨주었습니다.
업무 중 자살 충동을 느끼는 서비스 노동자들AS에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는데 성수기일 때는 하루에 약 30건 정도의 콜(수리)이 들어옵니다. 이를 하루 안에 해야 하다보니, 오전 7시부터 그 다음날 오전1시~2시까지 일하는 경우도 다반사랍니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상황에서 고층아파트 에어컨 실외기 수리를 할 때면, 가끔 '그냥 여기서 딱 떨어져 죽고싶다'는 충동을 느낀다고 합니다.
비수기 때는 하루에 콜이 3~4건, 어떨 때는 한 건도 없을 때도 있는데 그렇다고 쉴 수 있는것도 아닙니다. 혹 AS 받은 고객이 평점을 줄 때, 7점 이하를 매기면 대책서(라고 읽고 반성문이라고 부르는)를 작성해야 한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낮은 점수를 받은 기사가 속해 있는 셀(10명 정도로 구성된 단위)은 전원이 퇴근 후 남아 대책회의를 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 모든 직원 앞에서 발표해야 한답니다.
성수기엔 성수기 대로, 비수기엔 비수기 대로 집에 일찍 들어갈 수 없고 가족들과의 휴가는 커녕 주말 휴식, 저녁식사조차 이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노동자들에게 미래를 찾아준 소중한 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