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지방선거 최대의 수확을 뽑는다면 단연 교육감 선거의 승리다. 전국 17개의 교육감 중 대구, 경북, 울산, 대전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다. 특히 대전에서는 두 명의 진보 성향 후보가 단일화만 했어도 진보 교육감 탄생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 정도였다.
교육감 선거 승리의 이유는 크게 '보수 분열, 진보 단일화'와 '40대 앵그리 맘'을 뽑는다. 보수가 분열된 반면 진보는 합쳐졌고, 세월호 참사 등으로 분노한 40대 어머니들의 마음이 교육 개혁에 대한 열망으로 작용했다는 내용이다. 실제로도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교육감 선거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보수 분열, 진보 단일화'와 관련해 "왜 진보 진영은 단일화가 잘 되는데 보수 진영은 안 되는가?" 하고 질문한다. 어떤 이는 이에 대하여 "소속감 때문이다"라고 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다른 이유 때문으로 봐야 한다. 무엇 때문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보수 진영이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 보수 세력은 다수다. 반면 진보 세력은 소수다. 이는 조전혁 의원이 공개한 2010년 교원단체 목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은 전체 교원 중 36%가 가입되어 있지만 진보 성향의 전교조는 13.3%밖에 안 된다. 따라서 보수 세력이 100이라면 진보 세력은 10일 수밖에 없다. 과연 100이 합치기 쉬울까, 10이 합치기 쉬울까?
둘째로는 진보 교육감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된 조희연 당선자는 후보직 출마 요구가 거세지자 전현직 진보적 교육계 인사들을 접촉해 교육감직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가 거부당했다고 한다. 교육감직 당선 가능성이 매우 낮았던 것이 이유였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애초부터 진보진영은 출마자가 적었고, 단독 출마해도 승산이 없었기 때문에 쉽게 단일화를 할 수 있었다. 반면 보수 후보들은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단독 출마해도 충분히 당선될 수 있었으니까.
어떤 이유에서든 진보 교육감 탄생은 한국 교육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미칠 것은 분명하다. 당장 충청도와 PK에서는 첫 진보교육감 당선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공약한 대로 해당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될 것은 분명하다. 특히 경남에서 학교를 다녀본 입장에서 학생인권조례 통과는 의미 있게 다가온다. 교사 체벌이 사라지다니. 서울로 이사를 온 후 교사가 체벌하지 않는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고향 부산·영남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그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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