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비대위원장(왼쪽)과 윤상현 사무총장.
권우성
새누리당의 분위기가 하루 만에 크게 달라졌다.
새누리당은 13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1시간 10분 동안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온누리교회 특강 동영상을 시청한 뒤 "문제없다"라고 결론내렸다. "일제 식민지 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다" 등 문제가 된 문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 종교적 논리라며 문 후보자를 감쌌다.
이날 동영상 시청은 친박계 핵심인물인 윤상현 사무총장이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문창극 자진사퇴' 요구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를 사랑하는 분"부터 "본받을 만하다"는 발언까지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까지만 해도 "총리와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들은 비공개 회의 때 말해 달라"라며 문 후보자의 강연을 비판하는 내부 분위기를 단속했다. 하지만 이날 이 위원장은 문 후보자의 특강 동영상을 시청한 뒤 당직자들에게 공개발언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등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완구 위원장은 동영상을 시청하기 전 "새누리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이다"라고 강조한 뒤 "동영상을 직접 보면서 객관적 처지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진중하고도 신중한 의견을 정리하는 것이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의 자세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이 상영한 문 후보자의 온누리 교회 특강 동영상은 외국 선교사들의 기록을 근거로 조선을 "무능하고 게으른 나라"라고 비하하고, 그러한 조선을 비판한 친일파 윤치호와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하나님이 준 고난이기 때문에 일본 식민지 지배를 애석해 할 필요없다"라는 것이다.
특히 문 후보자는 온누리교회의 장로답게 특강 내내 기독교 논리를 폈다. 그는 "기독교가 조선을 깨우쳤다"라면서 "조선은 기독교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주장을 소개했다. 이어 "하나님이 우리를 분단시켰다, 이것도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중국의 기독교화를 위해 기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반응은 달랐다. 원유철 의원은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 뜻이었다는 얘기는 기독교 사상, 성서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신앙적 차원의 발언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라고 평했고, 윤상현 사무총장도 "기독교적, 성서적 역사관"이라고 문 후보자를 옹호했다. 전하진 의원은 "문 후보자는 나라를 사랑하는 분이다"라고 말했고, 특히 최봉홍 의원은 "강의내용이 본받을 만하다"라는 평가까지 내놓았다.
"역사관, 국가관 소상하게 해명하라" 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