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삼성SDI 백혈병도 산재 '불승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사망한 박진혁씨 유족 밝혀... "삼성반도체 백혈병과 유사"

등록 2014.06.14 18:19수정 2014.06.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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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4년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KP&G에 입사해 10개월 가량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1인 시위는 2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KP&G에 입사해 10개월 가량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 아버지 박형집씨가 삼성SDI 울산사업장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1인 시위는 2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일반노조

삼성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피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모임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교섭을 시작했지만,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삼성SDI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SDI 백혈병 피해자 가족이 지난해 2월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낸 산재요양 신청이 1년이 지난 최근 '불승인' 통보되면서 가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울산 삼성SDI 사내하청업체인 KP&G에 입사해 10개월 가량 일하다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박진혁씨 아버지 박형집씨는 지난 11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불승인 통보를 받았다.

고 박진혁씨 외에도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노동자 중 18명이 암과 백혈병 피해자로 확인됐다. 이 중 6명은 이미 사망했다. 특히 이들 외에도 뇌 질환, 심장 질환, 신장질환, 돌연사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도 현재 파악된 것만 10명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삼성SDI 울산공장, 암·백혈병 18명 확인... 6명은 사망)

삼성SDI 사내 하청 노동자는 왜 백혈병 걸려 숨졌나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승인 신청 불승인 이유는 '근무기간이 짧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박형집씨는 "당시 같이 일하던 삼성SDI 동료들에게 들으니 아들이 일하는 곳은 단 몇 분만 기계에 에러가 나도 내부 공기가 견딜 수 없이 독하다고 들었다"며 "그런 곳에서 수작업을 10개월이나 했는데 무엇이 짧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박진혁씨 외 또 다른 백혈병 피해자 한 명도 산재신청을 했지만 최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불승인 신청을 받았다. 이들은 조만간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산이 고향인 고 박진혁씨는 27세에 사회로 진출했으나 부산에서는 일자리 찾기가 힘들었다. 발품을 판 끝에 그나마 사정이 좋다는 인근 울산에서 일자리를 찾은 것은 지난 2004년. 처음 울산의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진혁씨는 더 나은 곳을 찾아 그해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삼성SDI 울산사업장 하청업체에 입사했고 기숙사 생활을 하며 휴일에만 집으로 왔다.

진혁씨는 회사에 들어간 지 10개월 가량 지나자 아버지 박씨에게 "자꾸 힘이 없고 식은 땀이 난다"고 호소했다. 2005년 2월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받던 진혁씨는 2005년 11월 29일 숨졌다.


박형집씨는 아들로부터 '세척제로 부품을 세척하는 일을 한다'고 들었지만, 당시 아들의 백혈병이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2008년에서야 박씨는 인터넷에서 아들과 유사한 죽음을 당한 삼성 노동자들의 사례들을 발견했고 '반올림'이라는 단체도 알게 됐다. 그는 억울한 사정을 반올림에 올렸고 그 뒤로 아들의 백혈병 진상규명 활동을 시작했다.

박형집씨는 지금도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부산 대신동 집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삼성SDI 울산사업장으로 와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삼척동자가 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백혈병 피해와 삼성SDI의 피해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억울하게 죽은 아들의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SDI 백혈병 피해자와 그 유족들은 삼성일반노조, 반올림, 울산인권연대, 울산지역노동자건강권대책위와 함께 지난해 2월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첫 공식 문제제기를 했다. 이어 삼성SDI 울산공장 컬러브라운관 1공장에서 23년간 유기용제와 레이저에 노출돼 일하다 2011년 급성골수성백혈병이 발병한 여병운씨와 2005년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한 하청노동자 박진혁씨 가족은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에 산재요양을 신청했다.
#삼성SDI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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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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