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박 대통령... '문창극 카드' 버리나

임명동의안 재가 시점 귀국 후로 미뤄... 문창극에 자진사퇴 사인?

등록 2014.06.18 16:12수정 2014.06.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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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정상회담장 입장한 박 대통령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확대 정상회담장 입장한 박 대통령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적절한 역사 인식 문제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싼 청와대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제출 시점을 귀국 이후로 미뤘다. 임명동의안 제출 시점이 미뤄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이륙 직전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귀국 이후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구서 재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재가 시점을 못박은 것은 문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커지고 있는 혼선과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오는 21일 귀국할 예정이다.

민 대변인은 "지금 순방 중에는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중요한 발표할 것이 많다"며 "순방 중에는 중요한 외교적·경제적 이슈에 집중하고 총리 임명동의안과 장관 인사청문요청서는 귀국해서 여러 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뒤 재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순방 중에도 수석들로부터 국내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인사청문회 강행 방침에서 일단 한 발 물러서면서 문 후보자를 총리로 기용하려던 박 대통령의 의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귀국 후 재가하겠다는 게 아니라 "재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박 대통령은 오는 주말까지 문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최종 선택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반전될 기미는 없는데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이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 친박 핵심 의원들 뿐 아니라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에 이어 김무성 의원까지 '문창극 사퇴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창극 카드'를 고수할 경우 박 대통령이 져야할 정치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또 새누리당 내부의 반대 여론을 감안하면 인사청문회를 강행해도 임명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자진 사퇴의 경우에도 박 대통령이 받을 정치적 타격이 크겠지만, 여당의 반기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돼 문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엔 더 큰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귀국 후 박 대통령이 '문창극 카드'를 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귀국 후 재가를 검토하겠다고 한 것은 결국 문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하라는 사인을 준 것 아니겠느냐"며 "박 대통령 귀국 후 문 후보자의 거취가 정리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문창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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