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21세기 경술국치'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서 김복동 할머니(88세)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일본에게 위안부 문제 사과받을 필요없다'는 등 친일 및 민족비하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권우성
이날 집회에는 각종 문화 공연도 이어졌다. 한국청년회 회원 3명은 각각 문창극 총리 후보자,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비서실장의 가면을 쓰고 벌을 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무릎을 꿇은 채 손을 들고 있는 이들에게 다른 회원들이 다가와 '반공반북 공안탄압 독재정권' '나라 팔아먹은 사대매국언론인' ''대한민국 침몰시킨 기춘대원군' 등의 스티커를 붙였다.
경기자주여성연대 활동가 13명은 카드 섹션을 선보였다. 13명이 일제히 스케치북을 펼치면 하나의 그림이 퍼즐처럼 완성됐다. 스케치북 맨 마지막 장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할머니 사랑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카드 섹션을 마친 회원들은 김복동 할머니에게 장미꽃을 한 송이씩 전달했다. 꽃을 건네받은 김 할머니는 일일이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했다.
성남여성회 회원 7명은 우쿨렐레 반주에 맞춰 '얼굴찌푸리지말아요'를 합창했다. 아이를 업은 채 손뼉을 치며 율동을 하는 회원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문창극 총리 내정자가 자진 사퇴할 때까지 행동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문창극 총리내정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즉각 사퇴하라" "일본정부는 고노담화를 훼손하지 말고, 피해자에 공식 사죄하라"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성폭력 없는 세상, 평화와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전쟁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집회 시작 전에는 한 청소년이 소녀상 옆에서 영어로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는 김현(14)군은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다큐를 촬영하고 있다"라고 밝힌 뒤 "소녀상이 언제 세워졌는지, 왜 주먹을 쥐고 있는 지 등을 미국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제113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전문이다.
'제113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은 이제 54분 만이 생존하고 계시고, 몸과 마음이 많이 약해 지셨습니다. 그리고 6월 8일 배춘희 할머니께서 별세하셨습니다. 점점 생존자는 줄어가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우리는 이 문제가 하루빨리, 할머니들께서 한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문창극 총리 내정자의 일본군'위안부'피해자에 대한 망언은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바라는 우리의 바람이 정부의 의지와 상반됨을 확인하게 합니다. 대통령을 대표하는 총리 내정자의 역사의식이 자기 민족을 비하하고 군국주의 일본을 대변한다면 어찌 대한민국의 총리라 할 수 있겠습니까? 대한민국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은 총리내정자로 인한 지금의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총리내정자 지명을 철회하여야 합니다. 일본의 과거사를 묻는 것이 '나라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것'이라 생각하는 총리, '위안부문제에 대해서 굳이 일본의 사죄 받지 않아도 된다', '이미 끝난 배상 문제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 게 당당한 외교다'라고 생각하는 총리는 우리에게 필요 없습니다.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에 사과드린다.'는 말로 이미 뱉어낸 말을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지대로 문창극 총리 내정자가 자진 사퇴할 때 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내정 지명을 철회할 때까지 반대하고 나설 것입니다. 일본정부는 과거의 침략과 전쟁행위를 부정하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도발적인 망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아베정권은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8월 고노담화에 대해 정치적인 물밑협상의 결과라는 내용을 고노담화 검증보고서에 제출할 것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고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번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은 아베 정권 출범 후 과거 제국주의 시절 저지른 많은 반인류적 범죄에 대해 인정하고 사죄하기는커녕 부정하고 왜곡해 미래지향적 국제 관계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담화까지 다시 끄집어내 무력화시키려 드는 몰염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베는 담화 검증 결과를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가려진 억압의 역사를 세상에 꺼내놓으신 할머니들께 감사와 용기, 연대를 드리는 바입니다. 또한, 더 이상 할머니들의 눈물을 두고 보지 않고 함께하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본정부와 한국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한국정부는 문창극 총리내정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 - 문창극 총리내정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즉각 사퇴하라! - 일본정부는 고노담화를 훼손하지 말고, 피해자에 대해 공식사죄, 법적 배상하라! -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성폭력 없는 세상, 평화와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전쟁과 폭력을 반대한다! 2014년 6월 18일 제 1131차 경기자주여성연대 및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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