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체력이다비오는 날, 아파트 정자에서 잠시 쉬고 있는 모습. 하루 10시간 이상을 걷거나 서 있을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이정혁
셋째로, 선거는 전략이다. 선거판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 그것도 잠시 기웃거린 사람이 아닌, 사무장 혹은 회계책임자 이상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수소문해라. 전체 판을 보고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 등의 전략을 짜놓지 않으면 선거운동 중간에도 갈팡질팡하게 마련이다.
6개월쯤 전부터는 구체적 전략을 짜기 시작해야 한다. 선거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오프라인 모임 참여, 온라인상의 스토리 기획, 각종 연설문 작성, 선거운동원 준비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타임 스케줄에 맞게 미리 기획해두지 않으면 한 달의 시간은 뭐하는지 모르게 지나가버린다.
일례로 선거운동원 모집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을 사나흘 남기고 구하려 하니 도무지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지인의 지인을 통해 가까스로 모집된 운동원 중에는 전역한 바로 다음 날 합류한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니 무슨 준비가 되었겠는가?
마지막 넷째로, 선거는 체력전이다. 반드시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선거의 길은 동네 마실 다녀오듯이 내킬 때 훌쩍 다녀오는 길이 아니다. 한 자리에 서서 4시간 이상을 허리 숙여 인사해야 하며,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인사하다보면 예닐곱 시간은 걷거나 서 있어야 한다.
사실 선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바로 체력적인 부분이었다. 막바지에 가서는 다리 전체에 파스를 붙이고 시간 날 때마다 자원봉사 나온 시민들이 마사지를 해줘서 버텨냈다. 적어도 선거 3개월 전부터는 체력관리에 들어갈 것을 추천한다.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은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고, 식습관 조절 등을 해서 기초 체력을 탄탄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상으로 선거 준비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본인의 의지고, 거기에서 모든 것은 비롯된다. 선출직 공무원이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강렬한 열정이 있다면 절반의 준비는 끝난 셈이다.
끝으로, 이번 선거를 치르며 고마웠던 분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낙선 후에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몇몇 분께는 인사드렸지만, 아직 전화 한 통 못 드린 분들이 더 많이 계신다. 그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특히 비 오는 날 함께 비 맞아가며 투표 독려 운동을 해주신 자원봉사 시민들과, 끼니 걸러가며 혼신의 힘을 다해준 선거운동원들, 그리고 직장생활과 선거운동을 오가며 녹초가 될 정도로 헌신해준 캠프의 가족들께 말로는 다 하지 못할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