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서울월드컵경기장 광장 분수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정하은
한 여름 불볕더위를 방불케 하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장터는 활기가 넘쳤습니다. 손때 묻은 물건들, 한 해 동안 정성을 들여 키우고 만든 농산물과 먹거리, 예술가의 혼을 담아 낸 다양한 작품 등 저마다 사연과 애정이 담긴 것들을 가져 나와 판매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밝았고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아 보물을 찾듯 이것저것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즐거워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신나보였죠.
2002년 한일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기억하는 한 사람으로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 동안 큰 축구 경기가 치러지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처럼 많은 시민들이 여가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활용된 것을 보니 인상적이었습니다. 축구장이 벼룩시장으로 변신한 사연이 궁금해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알고 보니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속적으로 변신을 시도해 왔더군요. 국가대표 선수들만 뛸 수 있었던 경기장에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직장인 축구대회 선데이리그도 열렸다고 합니다. 5월 중에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축구장을 개방해 3개 팀의 축구 동호회 회원들이 주경기장 잔디를 밟았다고 합니다. FC서울과의 협업을 통해 어린이 무료 축구교실도 무료로 운영하고 있네요.
일반 시민들이 축구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할 수 있는 것 외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와 이벤트도 열렸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노부부들을 위한 '따뜻한 결혼식'도 주경기장에서 치러졌네요. 이런 모든 행사는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었다고 하는데, 공공기관이 공공시설 이용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자원을 활용하도록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다소 색다르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 들었습니다. 공공시설은 시민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