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없는 603호 지방도필자가 출퇴근하는 603호 지방도는 인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길 옆에서 갑자기 달려드는 야생동물로 인해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김동이
"추수철 이후 먹이를 찾아 민가에 내려왔다가 도로에서 차에 치여 사망하는 로드킬(Road Kill)이 최근 들어 또다시 급증하며 고개를 들고 있다. - 중략- 태안지역도 마찬가지다. 77번 국도를 비롯해 603호선 등 곳곳에서 로드킬이 발견되고 있다. 먹을거리를 찾아 민가로 내려오는 겨울철과는 달리 5월부터 7월 사이에는 포유류 새끼들이 이 시기에 어미로부터 독립하기 때문에 로드킬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략- "
얼마 전 필자가 지역신문에 쓴 기사다. 이 기사를 소개한 이유는 로드킬이 바로 나의 퇴근길을 위협하는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로드킬 당해 도로에서 죽은 야생동물을 발견하고 피해간 경험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직접 로드킬을 시킬 뻔했던 당사자로서, 로드킬은 당해 본 사람만 안다. 그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특히, 인도도 없는 좁은 시골 길에서 자동차 불빛을 보고 갑자기 길옆에서 돌진하는 고라니는 운전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차로 치게 되면 엄청난 충격과 함께 뒤를 따라오던 다른 차량의 통행도 방해하게 된다. 로드킬은 2, 3차의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즐거운 퇴근길 위협하는 로드킬... 방어 운전만이 살 길얼마 전 즐거워야 할 퇴근길이 악몽으로 뒤바뀌었다. 나를 악몽으로 이끈 주인공은 바로 고라니. 로드킬 당하는 야생동물 중에서는 가장 큰 동물로, 자가용을 끄는 운전자들에게는 교통사고의 위협을 주는 위험천만한 동물임이 틀림없다. 이런 위험천만한 고라니와 맞부딪친 것이다. 내가 뉴스에서만 보던 사건의 주인공이 돼 버렸다.
한 매스컴에서 호주에 가서 렌트카를 빌려 운전할 경우 길가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캥거루를 조심하라는 소식을 접한 적 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에 기획취재차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실제로 길가에 있던 캥거루를 보니 다리 근육이 흔히 말하는 말 근육처럼 단단했다. 또 길옆에서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좌우를 살피는 모습에서 마치 금방이라도 사고를 당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도 했다.
그나마 캥거루는 차량 불빛에 눈이 비추어져 정신만 차리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고라니는 달랐다. 우리나라는 주로 도로변에 논과 밭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고라니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