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닦는 집회 참가자21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 손피켓을 든 채 눈물을 닦고 있다.
이희훈
하지만 청계광장 옆쪽에 마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천만인 서명대'는 썰렁했다. 장대비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지나가던 행인들은 좀처럼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세월호대책회의 권오양(51) 서명운영위원은 "오후 2시부터 현재(6시 45분경)까지 500명 정도 서명을 받았다"며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1일로 사고가 난 지도 벌써 67일째다. 그는 "아무래도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다"면서도 "어려움이 있지만 유족들 뜻대로 1000만 명을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실종자·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와 국민회의가 5월 13일부터 시작한 서명운동은 이날까지 130만 명가량이 참여했다.
공적개발원조(ODA) 감시단체 'ODA 워치'에서 활동하는 장해영(29)씨도 그 중 하나다. 장씨는 한 달 전부터 윤지영(33)씨 등 동료 28명과 매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과 종로구 일대에서 캠페인을 진행, 일주일분량을 모아 세월호대책회의에 전달하고 있다. 21일까지 모은 숫자만 해도 약 6000명이다. 하지만 두 사람도 '1000만 명' 달성을 위해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장해영씨는 "1000만 명 목표를 채우려면 희생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은 서명운동의 취지나 그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는 상황에선, 세월호 참사에 아파해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지영씨도 "누군가에겐 시위나 집회가 불편할 수도 있다"며 "일반시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추모 형태 등을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세월호대책회의도 앞으로 서명운동 목표 달성과 진상 규명 등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시민행동선언'을 발표했다.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범국민 서명운동 확산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학교, 거리, 공장, 시장, 골목,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인터넷 등 우리의 손발이 닿는 모든 곳에서 서명을 받겠다"고 약속했다. 또 "우리가 바라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사회는 범국민 서명운동의 물결 위에 세워질 것"이라고 다짐한 뒤 오후 7시 40분경 집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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