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병원의 중환자실. 간호사 및 의사들이 회진을 돌고 있다.
유성애
○○병원에서 3교대제로 일하는 간호사, 김아무개씨 = "일하는 시간만 놓고 보면 아주 길지는 않아요. 식사시간 포함해서 8시간 30분에서 9시간이니까. 그런데 일하는 동안 잠시의 짬도 안 난다는 게 정말 힘들어요. 중간에 좀 쉬면서 티타임도 갖고 싶고, 가끔은 하늘도 보면서 일하고 싶은데, 일하는 내내 쉴 틈이 없어요. 환자들이 계속 찾으니, 40분 식사시간도 다 못 채우고 밥만 먹고 올라와야 하죠. 저녁 근무 때는 식당 내려갈 틈도 없어 식판이 간호사실로 올라오고, 일하다 먹게 되니까 찬밥이 돼 있죠.
교대 근무라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낮 근무는 오전 7시 10분에 출근해서 오후 4시 안에는 퇴근하는데 퇴근 후에 뭘 배우고 싶어도 낮, 저녁, 밤 3교대 근무스케줄 때문에 규칙적으로 뭘 배우기가 힘들어요.
낮 2시 40분에 출근해서 오후 10시 30분에 퇴근하는 저녁 근무 때는 삶을 포기해야 해요. 남들 놀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나는 노니까요. 그래도 제일 힘든 건 '수면 장애'입니다. 밤 근무 때는 낮에 잠을 자 놓아야 하는데 주위가 밝으니까, 자는 듯 마는 듯 3시간 자고 마는 거죠. 낮에 자면 밤에 못 잘까 봐 낮에 안 자는 사람도 많아요.
바꾸려면, 그냥 직업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하하하! 교대근무 자체가 가진 문제들이 많으니까요. 그래도 일하는 중에 좀 쉴 수 있고, 휴일을 늘리면 좀 나을 텐데…. 그러려면 간호사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뽑아야겠죠."
"수습이라면서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어이없어요"24시간 편의점에서 주말 알바하는 대학생, 정아무개씨 = "저는 23살이고요, 대학교 다니면서 주말만 일하고 있어요. 근무시간은 토·일요일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예요. 근무 자체에 어려운 점은 없지만, 한 명이 근무하는 사업장이다 보니 교대할 사람이 안 오면 꼼짝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힘듭니다. 아! 그러고 보니 첫 3개월은 수습기간이라면서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임금이라고 받은 게 생각나네요. '3개월'씩이나요.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어요.
오전 9시부터 근무했으면 좋겠지만 이건 편의점 사장님 사정상 쉽지는 않을 거 같고…. 일단 제시간에 교대자가 왔으면 좋겠고, 교대자가 오지 않더라도 약속된 근무시간이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사업장 문 잠가놓고서라도요."
"퇴근 후 노동, 일한 시간으로 잡히지도 않아요"대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송아무개씨 = "우리 같은 사무직 노동자의 경우 시간 외 노동에 대한 인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법적 규정과 무관하게 사무직 노동자에게는 연장 근로에 대한 수당 지급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거죠.
사무직은 보이지 않게 법정 노동시간을 넘어 시간외 노동을 하고 있고, 이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과로사 같은 문제가 많지만, 타 직종만큼 주목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않습니까? 한편, 최근 들어서는 IT 기술의 발달로 퇴근 후에도 일해야 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은 아예 노동시간 통계에서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우선은 법정 노동시간 준수가 사무직 노동자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회적·주체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효율성이란 미명으로 사무직 노동자의 공짜 노동을 강요하는 관성이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IT를 통한 업무 시간 외 지시 등을 엄격히 금하는 사회적·법적 강제 등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소박한 바람... 휴가 계획 세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