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국정조사 지켜보며 눈물 흘리는 유가족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보고를 지켜보고 있던 유가족들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무책임한 답변에 울분을 터트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답변 태도에 대해 "정종섭 안행부 장관 후보자로 곧 교체될 예정이라 성의없이 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성호
"기관보고 하려는 건지 말장난 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네..."30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첫 기관보고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탄식과 한숨으로 가득찼다. 정부 기관의 무능함을 재확인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우리가 저걸 들어야 하냐"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실종자 수색 방법인 표면공급식 잠수를 잘 모른다고 답해 오전 질의에서 질타를 받은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모르쇠'는 오후 질의에서도 계속됐다. 한 명이라도 구조하기 위해 안전행정부 장관이 구조선에서 직접 지휘를 내렸어야 한다는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강 장관은 "구조를 어떻게 할지 깊은 지식이 없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김 의원은 황당한 듯 "지식이 없다면 질의하지 않겠다"라며 안행부 장관에게 더 이상 질문하지 하지 않았다. 방청석에 앉은 한 유가족은 "지식이 없는 사람이 왜 나와, 장관은 왜 하냐"라고 날을 세웠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구조 어떻게 할지 깊은 지식이 없다" 답변심지어, 유가족이 아는 것조차 안행부 장·차관이 모르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가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LTE 방식으로 하겠다고 결정한 것의 문제점을 따져 물었다.
강병규 장관과 이경옥 차관은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을 나눴지만 끝내 답을 내놓지 못했다. 두 장차관이 입을 꾹 다문 그 때 한 유가족은 "통화가 안 되지..."라고 낮게 말했다. 실제, 최 의원은 LTE 방식으로는 기지국을 통한 단말기간 직접 통화가 아직 실현되지 않아, 국가재난안전통신망 구축을 위한 선결조건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강 장관에 대한 질타는 끝없이 이어졌다.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은 "실종자를 첫 수습한 게 사고 발생 90시간이 지났을 때다, 중대본 수장으로서 한 일이 뭐냐"라고 따져 물었다. 강 장관은 "초기 상황 파악도 못하고 구조와 관련된 즉각적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라며 자세를 낮췄다.
'모른다', '송구하다'와 같은 답변이 계속되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한숨은 점차 늘어만 갔다. 한 유가족은 증인으로 출석한 정부 관계자가 눈을 감고 있자 "증인이 졸고 있으니 되겠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경과 해군의 합동 훈련 횟수 등에 대해 군 측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분노는 더해졌다. 한 유가족은 "똥오줌도 못 가린다"라고 힐난했다. "안타깝다"라고 한탄한 유가족도 있었다.
이 의원은 '궁긍적 책임자'에 대해 끈질기게 물었다. 강 장관은 끝내 답변하지 못했다. 굳게 다문 강 장관의 입만 바라보던 유가족들은 "아오 답답하네...", "저렇게 회피하고 빠져나갈 생각만 한다"라고 비판했다. 결국 강 장관은 "안전 총괄 책임은 중대본부장에 있다, 구조 관련된 건 관련 기관에도 일부 일부 책임이 있다"라고만 말했다. 본인이 궁극적 최종 책임자라는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유가족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은 '에어포켓(뒤집힌 선내에 갇힌 공기)' 존재 여부에 대해 군이 "에어포켓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희망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답변한 직후다. 유가족들은 "첫날부터 에어포켓은 없었다", "에어 포켓 때문에 3일을 보냈어, 우리 새끼들 다 죽여놓고", "저게 기관보고야 장난하는 거지"라며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한 유가족은 "우리 애들 사진 또 보여줘야 하냐"라고 울먹였다.
이처럼 정부 기관의 성의 없는 답변이 이어지자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우리는 뭐하러 온 거냐"라고 낮게 읊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