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초선 쿠데타' 불발, 도로 계파정치?

정갑윤 의원에 맞서다 2012년 지지선언한 박영철, 시의장 내정

등록 2014.07.12 18:21수정 2014.07.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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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후 반 정갑윤 행동을 해왔던 박영철 시의원(왼쪽에서 3번째)이 2012년 총선을 앞둔 그해 3월 28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갑윤 의원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당시 박영철 의원에 대한 시의회 의장 내락설이 나왔고 결국 2014년 시의회 의장으로 내정됐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후 반 정갑윤 행동을 해왔던 박영철 시의원(왼쪽에서 3번째)이 2012년 총선을 앞둔 그해 3월 28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갑윤 의원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당시 박영철 의원에 대한 시의회 의장 내락설이 나왔고 결국 2014년 시의회 의장으로 내정됐다 ⓒ 박석철


6·4 지방선거에서 22명의 광역의원 중 21석을 싹쓸이한 새누리당이 계파 간의 갈등으로 울산시의회 개원이 일주일 연기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위 '초선들의 반란'이 일주일만에 불발되고 당초대로 박영철 시의원이 시의장으로 내정됐다. (관련기사: 울산시의회 개원연기... '새누리당 독식 후유증' 때문)

앞서 새누리당 21명의 시의원 당선자 중 10명인 재선의원들은 지난 6월 18일 같은 지역구 4선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국회부의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박영철 의원을 의장으로 내정했다. 하지만 11명의 초선들이 반발해 김기현 신임 시장과 지역구가 같은 김종무 의원을 의장 내정자로 번복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동안 의장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지명하는 관례를 깨고 다시 박영철 의원 측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후보를 내면서 결국 김종무 시의원이 의장 후보를 사퇴한 바 있다.

결국 초선들의 반발은 일주일만에 물거품이 되고 당초대로 박영철 의원이 의장으로 내정되면서 오는 15일 열리는 시의회에서 선출될 예정이다. 나머지 부의장 2명과 상임위원장들은 현재 양측이 조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거듭된 울산시의회 파행을 두고 지역 야권과 시민사회는 "새누리당이 여전히 계파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가 새누리당을 계파정치로 지적하는 이유 

지역의 야권과 시민사회로부터 계파정치로 불리며 폐단을 노출한 새누리당은 왜 다시 박영철 시의원을 의장으로 내정했을까?


울산 중구는 보수성향이 강한 곳으로, 이곳에서 4선을 한 정갑윤 의원이 맹주로 불린다. 박영철 의원은 3선을 노리며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중구 제1선거구에 출마했지만 야권에서는 선뜻 후보가 나서지 않았다. 붙어봐야 결과는 뻔하다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보다 못한 노동당은 건설기계노동자 출신인 홍종후 후보를 선거 막판 중구 1선거구 시의원 후보로 내면서 가까스로 박영철 의원이 무투표 당선되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홍 후보는 역부족으로 패했고, 새누리당 박영철 후보는 무려 71%, 지역내 최고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박영철 시의원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조용수 전 중구청장과 박래환, 서경환, 김기환, 김재열 등 현직 구청장과 지방의원과 함께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러자 이들은 공천권을 행사한 정갑윤 의원에 반발해 '무소속연대'를 결성하고 그해 지방선거에 나섰고, 결국 김기환, 김재열 후보를 제외하고 구청장과 시의원·구의원에 당선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이들은 한동안 새누리당에 복당하지 않고 '반 정갑윤 의원' 집단행동을 이어갔다. 이들은 심지어 새누리당 중앙당사 앞에서 공천헌금 강요 등의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정갑윤 의원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무소속 연대 일부정치인들은 2012년 4·11총선을 불과 보름 가량 앞둔 2012년 3월 28일 새누리당 복당과 함께 4선 도전에 나선 정갑윤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관련기사: 공천헌금 의혹 제기하더니... 새누리당 복당)

정갑윤 의원 지지로 선회한 이중 한 명이 바로 박영철 의원이다. 이 때문에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다음 울산시의회 의장은 박영철 의원이 따논 당상'이라는 말들이 나왔다.

실제로 당시 기자회견 때 기자들이 "이번 지지선언과 관련해 박영철 시의원은 후반기 시의회 의장으로, 서경환 구의원은 중구의회 의장으로 내정됐다는 말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영철 시의원은 "정갑윤 의원 지지와 새누리당 복당 이유는 단 한 가지, 정 의원으로부터 당락과 관계없이 분열된 중구 정치권을 재결집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2014년 지방선거가 끝난 후 박영철 의원은 초선 의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년전 나온 예상대로 울산시의회 의장에 내정됐다. 시민사회로부터 '계파정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유다.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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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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