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학생 안아 주는 세월호유가족 세월호침몰사고 생존 단원고 학생들이 도보행진으로 국회를 방문한 16일 오후 국회 앞 정문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유가족 학부모를 만나 포옹을 하고 있다.
이희훈
"우리 딸이랑 가장 친한 '절친' 아이가 내일 걸어온다고 해서요. 그 애가 제 딸을 가장 마지막으로 본 애거든요. (침몰 전에) 우리 딸과 인사하고서 그 애는 갑판으로, 우리 애는 선실로 들어갔대요. 그 때 우리 딸도 갑판으로만 나왔으면, 어쩌면…."
생존 학생들을 응원하러 안산에 온 정영미(2-9 고 이보미 양 어머니)씨는 "딸 친구들이 이렇게 걸어 와준다는 게 너무 고맙고 기특하다"고 말했다. "끝까지 잘 해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그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생존 학생들을 꼭 껴안아줬다.
16일 오후 학생들이 도착한 국회 정문 앞, 응원을 나온 시민 100여명과 경찰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곳 뒤편에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단원고 희생 학생 어머니들이 있었다. 숨진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 특위에 강력한 수사·기소권 부여 ▲ 최대 3년의 활동기간 등을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 중인 유족들이었다(관련기사:
세월호 가족의 국회 노숙 이유, 진실 알면 놀란다 ).
사고 후 많은 이들이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안전사회'를 주창하던 박근혜 대통령 또한 지난 5월 19일, 대국민담화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제게 있다"고 말했다.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던 박 대통령은, 세월호 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는 지금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