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물고기 폐사 (mbc 뉴스 화면 캡처)
MBC
금강은 원래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神舞山:897m) 북동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진안, 무주, 금산, 영동, 옥천, 대전, 연기, 공주, 부여, 논산, 강경 등 10여 개의 지역을 지나는 400여km에 이르는 남한에서 3번째로 긴 강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금강은 공주와 부여를 중심으로 번성했던 백제왕조의 근거지였으며 중부 내륙을 유유히 휘감아 흐르며 충청 전라인들의 젓 줄이 되어왔다. 그 장구한 역사의 한 자락 속에는 나의 어린 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품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고 있다.
그러한 금강이 요즘 죽어 가고 있다. 아니 이미 1980년 대청댐 공사와 함께 시작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죽여 오고 있다. 1990년 금강하굿둑 공사로 숨통을 바짝 조이더니 급기야 MB정부 들어 4대강 공사라는 이름으로 완전히 빈사 상태를 만들어 놓았다. 연일 뉴스를 통해 듣게 되는 내 고향 금강의 큰빗이끼벌레 창궐 소식과 녹조현상 그리고 물고기 폐사 소식에 가슴이 아프고 화가 치밀어 오른다.
MB는 대운하 공약이 반대에 부딪치자 이름만 바뀐 4대강 사업을 들고 나와 22조가 넘는 국민 혈세를 축내며 공사를 강행 하였다. 이때 환경 단체와 많은 전문가들은 환경재앙을 경고 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MB를 등에 업은 관변언론과 4대강 찬성학자들은 연일 4대강 공사로 인해 환경문제는 없을 것이며 오히려 수질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공사 강행을 강력하게 지지하였다. 정부에서는 4대강 공사 강행을 위해 어마어마한 국민혈세를 쏟아 부으며 홍보책자 등을 통해 일부 환경전문가라는 교수들 주장을 내세워 공사로 인한 긍정 효과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MB와 그들은 결국 해냈다. 4대강은 이곳 저곳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포크레인 삽 날에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긴 채 그렇게 난자 당했다. 그 난자 당한 비극과 처참함을 지금 죽어가고 있는 금강은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금강은 큰빗이끼벌레의 습격이 아니라 MB와 4대강 찬성론자들의 습격을 받아 지금 죽어가고 있다.
그 많던 4대강 찬성론자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금강이 지금 어떤 몰골인지 눈이 있으면 보고, 입이 있으면 말을 하기 바란다. 그대들이 외국에서 받아온 학위를 내세워 전문가를 자처하며 그리 강력하게 주장했던 수질개선 효과라는 것이 저 모습인가? 그대들은 전문가라고 했다. 난 비전문가다. 녹조현상에 큰빗이끼벌레 창궐이 수질개선 효과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비전문가 눈에도 숨쉬기 힘들다며 둥둥 떠다니며 뻐끔거리는 저 붕어들을 보면서 저것은 수질개선 효과가 아니라 죽어가는 증거임을 알겠다. 아직도 방송에 나와 여전히 녹조는 일조량의 증가와 수온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뿐이라는 억지부리는 이들은 금강에 가서 금강 붕어들에게 물어 보기를 바란다. 금강이 수만년 흐르면서 일조량이 많았고 수온 상승이 많았던 기간이 어디 올해뿐이었을까? 하지만 그때마다 큰빗이끼벌레가 저리 창궐하고 녹조현상이 저리 확산 되었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붕어들은 알 것이다. 수만년 종족을 이어오며 살아온 터전인 이 금강이 요즘 처럼 물이 썩어 들어가 숨쉬기조차 힘들어진 경우는 없었다는 것을. 붕어도 진실을 안다. 그러나 그대들만 모른다고 한다. 아니 모른 척 한다.
내 고향 금강이 죽어 간다. 나의 어린 시절 추억과 향수를 머금은 내 고향 금강이 죽어 간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찾아 위로 받던 곳, 명절 때마다 잠시 들러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 받던 내 고향 금강이 죽어 가고 있다. 누가 책일 질 것인가?
내 고향 금강을 살려내라. 내 어린 시절 추억과 나를 품어줄 내 고향을 살려내라. 4대강 공사는 강을 살리는 길이며 수질개선 효과를 주장했던 그 많은 전문가를 자처했던 학자들은 대답해보길 바란다. 정말 일조량 때문에 금강이 저런 것인가? 정말 수온상승 때문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란 말인가? 숨쉬기 힘들다며 저 물위로 떠오른 붕어한테 물어보라. 참말로 붕어가 웃을 일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생각공작소장, 에세이스트, 춤꾼, 어제 보다 나은 오늘,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