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 넓은 이파리가 떨어지는 것들을 받았네!

[포토에세이] 연밭에서

등록 2014.07.27 16:05수정 2014.07.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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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 떨어진 연꽃잎과 빗방울을 담고 있는 연잎
연잎떨어진 연꽃잎과 빗방울을 담고 있는 연잎김민수

연잎 연꽃의 꽃술들이 연잎위에 누워 쉬고 있다.
연잎연꽃의 꽃술들이 연잎위에 누워 쉬고 있다.김민수

연잎 빗방울, 꽃잎, 그렇게 떨어진 것들을 담고있는 연잎의 마음.
연잎빗방울, 꽃잎, 그렇게 떨어진 것들을 담고있는 연잎의 마음.김민수

연잎 연잎 위에서 노니는 빗방울
연잎연잎 위에서 노니는 빗방울김민수

연잎 빗방울과 그리고 그 무엇
연잎빗방울과 그리고 그 무엇김민수

연잎 화사하던 연꽃잎이 누렇게 변색되어가고 있다.
연잎화사하던 연꽃잎이 누렇게 변색되어가고 있다.김민수

연잎 갓 떨어진 연꽃잎, 오랫동안 연잎에서 쉬다가 갈 길을 갈 것이다.
연잎갓 떨어진 연꽃잎, 오랫동안 연잎에서 쉬다가 갈 길을 갈 것이다.김민수

연잎 상처난 연잎, 그러나 그 마음은 여전하다.
연잎상처난 연잎, 그러나 그 마음은 여전하다.김민수

연잎 연잎도 빗방울도 신선하다.
연잎연잎도 빗방울도 신선하다.김민수

연잎 연잎처럼 떨어지는 것들을 넉넉하게 붙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
연잎연잎처럼 떨어지는 것들을 넉넉하게 붙잡을 수 있다면 좋겠다.김민수

연밭에 연꽃이 한창이다. 나는 화사한 꽃보다 잎맥이 분명하고도 넓은 초록의 이파리가 더 좋다. 갑자기 소낙비를 만난 날이면 연잎이나 토란잎을 따서 우산 대신 쓰고 집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넓은 연잎에 빗방울이며 꽃술이며 꽃잎, 심지어는 하늘을 나는 새똥까지 앉아 쉬고 있다.

그 모두가 떨어진 것들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으로 향해 가는 것들을 받아들인 연잎의 마음을 본다.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것까지도 외면하는 현실,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배려만 하면 다시 힘을 얻고 새 삶을 살아갈 수도 있으련만 가차없는 세상이다.

세월호 100일이후, 또 하루하루가 간다. 꽃을 피우기도 전에 떨어진 아이들, 우리는 그들은 받아주지 못했다. 그 죄책감도 백일이 되기 전에 무뎌지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남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떨어진 그들을 짓밟아 버리고 있다.

연잎의 넓은 마음, 떨어진 것들을 받아주는 마음, 그런 마음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연잎 #연꽃 #낙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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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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