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6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최종 리허설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사열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성호
2015년 입대예정자인 이아무개(20, 대학생)씨는 "꾸준히 문제 되었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2사단 관심병사 사건에 연이어 터진 일이기에 군 시스템 자체를 믿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단순히 선임과 후임 사이의 문제로만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우(22, 대학생)씨 역시 "내년에 군대에 가는데 윤 일병 사태를 보고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며 "오랜 기간 동안 폭력과 조롱이 지속됐는데도 그런 고통을 아무한테 말하지 못하면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박씨는 "각 내무반을 꾸준히 관리해 피해를 입는 병사를 인지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 역시 착잡하긴 마찬가지다. 막내아들을 곧 군대에 보내는 김아무개(49, 직장인)씨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을 수 있다면 보내지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능하면 사고의 위험이 적은 의경이나 카투사로 보내고 싶지, 누가 일반사병으로 보내고 싶겠느냐"며 군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그런 폭행을 당했을 때 가까운 사람들에게 SOS(구조요청)를 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며 "최소한 부모한테라도 자유롭게 연락할 수 있었더라면 사망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 입대하는 큰아들을 둔 김아무개(54, 직장인)씨 역시 "너무 가슴 아프고 아들을 군대 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착잡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구타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신고 및 조치 대응 요령을 반복 교육을 통해 체계화했으면 한다"며 "익명이 보장되는 고충처리상담실을 상설기구로 운영하길 바란다"고 병영 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국방부, 7월까지 국방통합인권시스템 구축한다더니...국방부는 지난 1월 선진화된 군 인권 문화 조성을 위한 '2014~2018 국방인권정책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방부는 7월까지 단계적으로 국방통합인권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방통합인권시스템은 국방망(인트라넷)과 전화로만 이루어지던 인권 상담 및 진정이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통해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지난 4월 윤 일병이 가혹행위로 사망하면서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위용섭 국방부 부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성찰을 통해 병영 내부를 다시 한 번 진단하고 선진화된 병영문화를 육성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개선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 대변인실의 한 관계자는 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군대 내 가혹행위 에 대한 대책에 대해 "중대, 대대 별로 고충처리 채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통상적인 고충처리 시설이 있지만 윤 일병 사태의 경우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는 제대로 처리되기 힘들었다"면서 "윤 일병의 부대는 정상적인 중대, 대대 단위가 아닌 독립 부대 형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도 (윤 일병 사망 사건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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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군대 가겠어요?" 울상 짓는 입대예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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