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소
[생활비] "대학 때 월140만원 사용...월급은 120만원 받아요" 주거비 이외 식비 등 기본 생활비도 많이 든다. 주로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식사를 외부에서 해결한다. '서울시 거주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능력' 논문(20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대학생들은 주거비 외에 식비와 의류비, 신발비, 교통비, 통신비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생계비로 월 평균 37만8800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부산출신 대학생인 한 아무개씨는 "등록금과 집세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서 부모님께 받아쓴다"며 "양심상 생활비는 내가 벌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 학교 앞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한 씨는 "솔직히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실 형편이 안 되었으면, 서울로 대학 올 생각은 하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공부를 잘하던 친구들 중에도 서울 생활비를 감당할 엄두가 안 나 고향에 있는 국립대에 진학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 중인 졸업생 김아무개씨는 갑자기 어디가 아프기라도 하면 덜컥 겁부터 난다고 했다. 병원비가 걱정돼서다. 김씨는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김씨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집세와 생활비, 취업 준비를 하는 데에 전부 쓰인다.
김씨는 "작년 밤에 갑자기 열이 많이 났는데, 통장에 있는 전 재산이 10만 원이어서 응급실에 갈지를 한참 고민했었다"며 "결국 병원에 가긴 했지만 진료를 받으면서도 진료비가 많이 나올까봐 내내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김씨는 "혼자 아프면 서럽다는데, 아픈데 돈 걱정 하는 건 더 서러웠다"면서 "이런 불안정한 상황을 견디기가 힘들어 빨리 취직을 하고 싶다"고 했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생활은 녹록지 않다. 최근 취업을 한 강아무개씨는 "운이 좋아서 졸업을 하고 4개월 만에 취업을 했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강씨는 "학교에 다닐 때 등록금에, 방세에 생활비까지 해서 한 달에 140만 원 정도를 썼는데, 취업을 해도 회사에서 3개월 간은 수습기간이라면서 120만 원밖에 안 준다"며 "원래는 월급을 받으면 학자금 대출도 갚고, 저축도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밥 값, 교통비, 집 월세를 내면 끝난다"고 말했다. 강씨는 이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면 뭔가 인생이 달라질 줄 알았다"며 "달라지긴 달라졌지만 이런 방식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등록금] "한학기 등록금 480만원에, 장학금 받으려고 밤샘 경쟁도" "아이구, 우진이는 공부 잘해서 서울로 대학도 가고 효자네 효자." 서울의 S사립대 상경계열에 재학 중인 이우진(가명) 씨는 고향에서 친척들에게 이런 칭찬을 들을 때마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효자가 아니라 불효자죠. 그 분들이 제가 학교에 얼마나 내고 다니는지를 모르셔서 그래요. 고등학교 때는 저도 멋 모르고 인서울(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는 것) 타령을 했는데, 막상 서울로 대학을 와보니 그게 아니에요." 이씨는 현재 대학교 4학년이다. 이씨가 1학년 1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학교에 낸 금액은 총 2493만 원, 한 학기 등록금으로 약 356만 원을 낸 셈이다. 학교에서 주는 성적 장학금은 학점이 4점을 넘는 학생들이나 받을 수 있고, 국가장학금은 매번 신청했지만 딱 한 번 받아봤다.
"솔직히 제가 학교에 낸 350만 원 만큼의 수업을 듣는 것 같지는 않아요. 졸업장을 따야 취업할 수 있으니까 비싸도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거죠." H 사립대 예술 계열에 다니는 안아무개씨는 "지난 학기 등록금이 480만 원이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예술 계열은 원래 다른 학과보다 등록금이 비싸서, 다들 장학금을 받으려고 매주 밤을 새워가며 과제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과제를 하다 보면 한 달에 재료 값만 몇십 만 원 나오는데, 그건 등록금 하고는 또 따로예요. 전시회 할 때는 전시장 대관료도 내야하고요."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4월 30일 대학 정보 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공개한 전국 4년제 일반 대학 174개교의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은 2014년 666만7000원이었다. 국·공립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414만2000원, 사립대는 733만2000원으로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 대학의 약 1.5~2배 수준이다. 수도권 대학의 1인당 등록금은 755만 원으로 전년도의 755만5000원보다 겨우 5000원 내렸다.
"상위 10개 대학 졸업자 월급 265만 원, 지방 대학 졸업자 월급 196만 원"